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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도자기로 만나는 피카소의 예술혼

 

판화·도자기·사진 3가지 테마 구성

피카소, 생전에 회화 작품뿐 아니라
판화와 도자기 그림에도 열정 쏟아

접시·단지·꽃병 등을 고치거나
채색하는 작업 통해 해방감 느껴

작품에 깃든 어린아이의 천진함
빌레르가 기록한 사진에서도 나타나


전시 리뷰-양주 피카소어린이미술관 ‘피카소를 만나다’

지난해 12월 25일 양주 장흥아트파크의 블루스페이스에 국내 처음 피카소 어린이 상설전시장으로

마련된 피카소어린이미술관은 개관전 ‘피카소를 만나다’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는 피카소의

판화작품 20여점을 비롯해 도자기 및 접시 50여점, 사진 30여점 등 총 100여점이 전시됐다.

이번 피카소어린이미술관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피카소 예술생애의 후반부에 해당하며,

 

그의 창작에서 중요한 주제였던 다양한 모습의 인물들이 표현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피카소의 판화, 피카소의 도자기 등 그의 작품 전시와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드레 빌레르에 의해 기록된 사진전시 ‘피카소의 흔적’ 등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전시 관람에 앞서, 김택기 ’평화의 꿈’

전시를 관람하기에 앞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섹소폰을 불고 있는 15m 높이의 태권브이 형상이 시선을 끈다. 김택기 작가의 작품 ‘평화의 꿈’이다. 그 크기도 놀랍지만, 태권브이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이색적이다. 작가는 전투로봇인 태권브이를 예술가로 둔갑시키면서 ‘평화’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본래 울릉도에 설치될 예정이었다는 속 이야기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피카소의 판화

‘게르니카’로 잘 알려진 피카소지만 그는 생전에 판화와 도자기 그림에도 많은 열정을 쏟았다. 그가 92세까지 살면서 남긴 작품은 5만여 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회화 작품이 1천880여점으로 그외 다수가 판화와 도자기 그림이다.

 

특히 피카소의 작품에는 여인을 주제로 다룬 작품들이 많이 있다. 피카소가 23살에 파리의 빈민굴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그의 첫번째 여인인 동갑내기 ‘페르낭드 올리비에’를 시작으로 피카소의 마지막 여인이자 일곱번째 여인 ‘쟈클린 로크’까지, 그는 연인들을 만날 때마다 작품 스타일이 변할 정도로 그의 예술창작에서 여인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판화의 이미지는 유화보다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피카소의 그림은 그 난해함이 눈에 익숙한 이미지들과 상충되며 집중을 흐리기도 하고, 때로 그것이 피카소의 것이라는 설명이 없을 땐, 마치 아이의 낙서와도 같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어린아이의 천진한 눈높이가 어울리는 듯 하다. 자유분방한 그의 작품 속 이미지는 때묻지 않은 시선에서 오히려 빛을 발한다.

◇피카소의 도자기

피카소는 1946년 그의 친구들과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에서 열린 도자기 전시를 관람하고 도자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피카소가 만든 도자기들은 그의 주요 작품들과는 별도로 취급되며 덜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것들은 대개가 발로리스의 마두라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공에 의해 만들어진 접시·단지·꽃병들을 고치거나 채색했거나, 또는 거기에 구멍을 뚫거나 긁어서 자국을 내고 지문을 남겨서 쓸모없이 만들어놓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카소는 이러한 작업에서 해방감을 느꼈으며, 작업을 통해 장식과 형태 간(2차원과 3차원 사이)의 작용 및 개인적·보편적 의미 사이의 차이를 시험했다고 알려져 있다. 의도하지 않은 형상에 의도한 이미지를 담는 것에서 시작해, 평면이 아닌 입체물에 대한 회화작업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미술관은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이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피카소의 흔적

그의 판화와 도자기 그림 작품의 이미지에는 어린아이의 천진함이 깃들어 있다. 이러한 피카소의 모습은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드레 빌레르에 의해 기록됐다. 사진 ‘앙드레 빌레르와 파블로 피카소’에서 그러한 모습을 고스란히 전해 받을 수 있다.

앙드레 빌레르는 1953년 봄 발로리스에서 피카소를 만났다. 이는 그가 사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운좋게도 그는 피카소에게 작업 장면을 찍는 것을 허락받았고, 덕분에 그는 무명시절을 짧게 보냈다고 한다.

 

빌레르 덕분에 피카소의 당시 작업실과 그의 모습은 생생하게 남았다. 피카소와 빌레르는 49세라는 나이차에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공동작업까지 하게 됐다. 빌레르의 사진에는 작가로서의 대담함과 강인함, 그리고 삶과 예술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던 피카소의 열정과 가족 및 친구들과의 행복한 모습, 천진한 피카소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표현돼 있다.

미술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파블로 피카소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어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 재능을 키워 나갈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피카소의 아버지의 공이 컷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두루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인 동시에 어린시절의 교육과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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