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전북 고창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경기도 방역망이 뚫리는 등 우려가 현실화 됐다.
화성 종계농장의 고병원성 AI확진 판정에 이어 수원 서호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수원 서호 인근에서 가금류 유전자원 등을 보관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이번 AI 확산으로 출입이 폐쇄됐다.
경기도는 지난달 3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농촌진흥청 내 소하천에서 폐사한 기러기를 병성감정의뢰한 결과, AI ‘H5NB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일 밝혔다.
또 지난달 28일 신고된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육계 농장은 설 연휴 기간인 같은달 30일 확정 판정돼 1만6천여마리가 살처분 됐다.
도내 첫 발병 사례인 시화호 일대 철새 분변 검사결과도 지난달 26일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바 있다.
수원지역의 AI 발생으로 농진청은 비상 방역에 돌입했다.
농진청은 수원과 충남 천안, 전북 남원 등 3곳에 닭과 오리, 알 등 가금류 유전자원 2만여 점을 분산 보존하고 있지만 자칫 과학원 주변에 AI가 퍼질 경우 수십 년 연구 성과가 땅에 묻힐 수 있다.
앞서 유전적 가치가 뛰어난 국가 자산인 씨닭 703마리를 보존하는 축산과학원은 지난달 27일 폐쇄됐다.
도와 수원시는 농진청 정·후문을 폐쇄하고, 반경 10㎞ 내 가금류 농가 이동제한 조치와 통제초소 2곳을 설치하는 등 일대방역을 벌이고 있다.
농진청도 자체 위기경보 4단계 중 최고 수준인 ‘심각’을 발령하고 축산과학원 근무자는 퇴근 없이 원내에 상주하면서 하루 3회 이상의 예찰과 소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성지역 가금류 농가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 AI 발병으로 오리 1만5천여 마리를 살처분한 천안 직산 농가와 10㎞ 내에 위치한 안성 일대 37개 농가(76만4천수)에 대해서도 예찰활동을 벌이는 등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천안 살처분 농가에서 오리를 분양해 사육 중인 안성, 화성, 이천, 여주 등 농가 4곳도 집중 관리대상에 포함됐다.
도 관계자는 “도내 공무원들이 휴일도 반납하고 AI확산 방지에 노력 중이지만 가금류 사육농가 이동 경로와 철새가 여러 군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방역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대공원에서 기르던 체험학습용 닭과 오리 25마리 매몰 조치하고 오는 9일까지 서울동물원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임시 휴장하기로 했다.
/홍성민기자 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