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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왜 죽었는지 세상이 알아야 한다

또 하나의 약속 / 6일 개봉

 

불치병 걸린 故 황유미씨
산재 인정 판결 실화 다뤄

거대한 세상과 맞서 싸운
평범한 가장의 진심 담겨

예비 관객·개인 투자자
크라우드 펀딩 제작 눈길




택시기사 상구(박철민)는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평범한 아버지다. 상구는 딸 윤미(박희정)가 대기업에 취직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한편으론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남들처럼 대학도 보내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 하지만 기특한 딸 윤미는 빨리 취직해 아빠 차도 바꿔주고 동생 공부까지 시키겠다며 밝게 웃는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윤미는 큰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 나이에 가족 품을 떠났던 딸이 이렇게 돌아오자 상구는 가슴이 미어진다. 자랑스러워하던 회사에 들어간 윤미가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자, 힘없는 못난 아빠 상구는 상식 없는 이 세상이 믿겨지지 않는다.

끝내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택시 뒷자석에서 숨을 거둔 딸을 마주한 상구는 차갑게 식은 윤미의 손을 잡고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내 딸, 윤미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약속한다.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화는 서울행정법원 제14부가 꽃다운 나이에 불치병에 걸리게 된 고(故) 황유미 씨에 대해 산재 인정 판결을 내린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진실을 담고 있다.

애드리브의 제왕으로 불리며 코믹한 역할의 대표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박철민은 이번 영화에서 딸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평범한 아버지의 부성애를 가슴 절절하게 표현해 낸다.

또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는 이경영은 대기업의 엔지니어 ‘교익’으로 분해 자칫 흑백논리로 향할 수 있는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특히 영화 ‘써니’에서 단역 출연이 전부인 신예 박희정은 극을 이끄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 한윤미로 분해 신인임에도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극에 몰입도를 더한다.

영화는 이 가슴 뜨거운 이야기에 감동한 예비 관객들과 개인 투자자 등의 크라우드 펀딩 참여로 만들어졌다. 한국영화계 기존 투자와 배급 방식의 틀을 깨며, 대안 투자와 배급을 이끌어 냈기에 ‘또 하나의 약속’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뤄진 작품들 가운데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나 사회고발영화에서 한 발 나아간다. 평범한 가족이 슬픔을 겪고 거대 기업과 맞서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각종 유혹과 협박에 굴하지 않는 아버지의 뜨거운 진심 때문이다.

거대한 세상에 맞선 억울한 소시민의 통쾌한 승리를 넘어, 영화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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