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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살인… 나쁘다 욕 할 수 있을까?”

 

딸을 살해한 범인을 죽인 아버지…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간의 가슴 시린 추격전

방황하는 칼날 / 10일 개봉

한 아이의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을 잃은 피해자가 되고, 이제는 살인자가 됐다.

버려진 동네 목욕탕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딸 ‘수진’. 아버지 ‘상현’(정재영)은 하나뿐인 딸의 죽음 앞에 무력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현에게 범인의 정보를 담은 익명의 문자 한 통이 도착한다. 문자 속 주소대로 찾아간 장소에서 소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죽어가는 딸의 동영상을 보고 낄낄거리고 있는 철용을 발견한 상현은 순간 이성을 잃고 우발적으로 철용을 살해하게 되고, 또 다른 공범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무작정 그를 찾아 나선다.

한편, 수진이 살인사건의 담당 형사 ‘억관’(이성민)은 철용의 살해현장을 본 후, 상현이 범인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버린 아버지(정재영),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이성민)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드라마로,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앞서 페이스북에서 “아버지의 살인은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방황하는 칼날’의 대국민 투표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공방전을 불러일으켰다. 투표 참여자의 61.4%가 ‘딸을 잃은 아버지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다’를 선택하면서 아버지를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한편에선 ‘그래도 살인은 잘못된 행동이다’와 ‘나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라는 극과 극의 선택을 고른 네티즌들의 열띤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적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출 의도를 밝힌 이정호 감독의 말처럼, ‘방황하는 칼날’은 아버지에서 피해자로, 또 가해자로 바뀔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 ‘상현’과 그를 쫓는 형사 ‘억관’의 이야기를 통해 각 인물이 가진 딜레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다.

곪아버린 청소년 범죄에 대한 원작의 날카로운 시선은 잃지 않으면서 ‘자식을 떠나 보낸 아버지의 슬픔’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가미한 영화는 살인자가 된 아버지를 쫓으며 직업윤리와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형사를 통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와 같은 무거운 질문을 관객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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