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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경기도문화의전당 도립극단 지도위원

 

경기도문화의전당을 빛낸 10명

경기도립극단의 연극을 보고 있으면 무대 위의 배우들에게서 왠지 모를 친숙함을 느끼곤 한다. 특히 도립극단의 OB(Old Boy)들이 나선 브랜드 연극 ‘늙어가는 기술’ 속 배우들은 모습 뿐 아니라 목소리도 어딘가 익숙하다.

배우로 살아오며 그간 연기해 온 무수한 형태의 인생을 그 몸 안에 담아왔기 때문일까.

그 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인물이 있다.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영화와 TV에서도 가끔 얼굴을 비춘 바 있는 이승철 경기도립극단 지도위원이다.

대학로에서 30년 가까이 생활하며 연극계의 중심인물로 활약해 온 그는 지난 2007년 3월 경기도립극단에 입단, 이듬해인 2008년 8월부터 도립극단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다른 풍채만큼이나 묵직한 목소리의 그에게선 자연스럽게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런 그가 인사와 함께 미소를 건네자 그 미소가 이쪽으로 미끄러져 왔다.

경기도립극단에서 배우 인생 2막을 시작, 어느덧 7년의 세월을 보낸 이승철 도립극단 지도위원을 만났다.



- 도문화의전당 10주년을 맞아 전당을 빛낸 인물로 선정된데 대한 소감은

내가 전당을 빛냈다고 표현하는 것은 과분한 것 같다. 오히려 내가 도문화의전당과 도립극단이라는 곳에 소속된 후 얻은 것이 더 많았다.

공공예술단체인 도립극단을 통해 경기도 구석구석을 찾아 몸이 불편하신 분들 또는 나이 든 어르신들에게 공연을 보여드렸을 때, 표현을 잘 못하지만 즐거워하시는 그분들의 순수한 모습을 마주하면서 배우로서 또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그분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상업적인 연극을 하며 생활할 때는 몰랐던 부분이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감동을 받으면서 배우로서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느낀다는 것은 내 안에 또 다른 것을 담아낼 수 있게 하고 다음 무대에서 그것을 뿜어낼 수 있게 한다. 오히려 그 간 내가 느끼고 받은 것이 더 많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 30년 가까이 보낸 대학로에서의 생활을 접고 도립극단으로 오게 된 계기는

계기라고 하면... 몸이 안 좋았던 아내를 위해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생활을 옮기고자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아내는 얼마 전에 먼 곳으로 갔는데, 돌아보면 그 선택은 집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 배우로서의 인생에도 많은 도움이 된 결정이었다.

우리(도립극단)가 아니면 연극을 접해볼 수 없는 분들에게 가서 공연을 하고, 눈물이 맺히고 웃음꽃이 피고 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 대학로에서의 생활과 공공예술단체인 도립극단에서의 생활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공공예술단체인 만큼 도립극단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고 도민들에게 만족을 드려야 한다. 처음 도립극단에 와서 모세혈관문화운동(現 아츠해비타트)으로 공연에 나설 때는 어려움도 있었다. 열악한 시장에서 아무도 보지 않아도 공연을 해야 했고, 때로 술 취한 사람이 와서 공연중에 옷깃을 잡아도 계속 공연을 이어가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것을 한 꺼풀 벗어내니 그분들을 위한 공연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대학로와 도립극단 사이에서 느낀 차이점은 배우로서 관객에게 받는 감동의 모습이었다. 도립극단에서 활동하며 만난 관객들에게서 받는 느낌은 대학로에서의 느낌과 사뭇 달랐다. 비유를 한다면 대학로에서 받은 감동은 커다란 바위 같은 것이 묵직하게 와 닿는 느낌이었다면 도립극단의 공연, 특히 찾아가는 공연에서는 날카로운 것이 가슴을 푹푹 찔러주는 듯한 감동을 받았다.



- 지도위원으로서 생각하는 도립극단의 강점은.

도립극단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격이 다양한 배우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다. 연령층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의 층이 넓다. 또 각자 재주가 많은 배우들이 오랫동안 같이 호흡해 온 덕분에 앙상블이 기가 막히다.

때문에 도립극단의 연극은 깊이가 있다. 색감으로 이야기하면 묵직하고 진한 색이라고 할까. 나이가 들수록 연기할 때 감정의 깊이가 깊어진다. 연령층이 넓다보니 도립극단은 선배가 후배의 호흡(감정선의 깊이)을 잡아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단원들도 연기에 깊이가 있다.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습지만, 도립극단은 좋은 선배들이 많이 있는 것도 하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도립극단의 앞으로를 바라본다면

지도위원이라는 위치에서 극단의 비젼에 대해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도립극단이 우리나라 최고의 극단이라는 생각만큼은 확고하다. 때문에 앞으로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을 것이다. 도립극단의 배우들은 어떤 작품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최고의 수준으로 공연을 선보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자부한다.

최근에는 선큰무대(야외공연장)에서 하는 공연들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극장 안에서 하는 공연 이상으로 야외 공연장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는 5월에도 선큰무대에서 ‘소풍’이라는 작품을 공연하게 될 텐데 무대를 지나는 도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공연이 많이 선보이게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0주년을 맞아 도문화의전당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도민들이 전당이 준비한 문화·예술 공연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많이 준비를 해 놨는데 먹는 사람이 없으면 음식이 상해버리는 것과 같다. 우리는 맛있는 성찬을 준비를 할테니 그 성찬이 상하지 않도록 많이 찾아 주셔서 아주 맛깔지게 잡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18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립극단의 제 64회 정기공연 ‘날숨에 시간’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날숨의 시간’은 ‘우리’가 되기 위해 죽음을 무릅썼지만 온전한 ‘우리’가 되지 못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아픔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이날 무대에서 그의 연기를 통해 관객과 도민에게 전해질 것이다.

무대에 오른 그와 도립극단 단원들이 선보일 앙상블을 ‘맛있게’ 즐길 날이 또 찾아오고 있다.



▲ 이승철 경기도립극단 지도위원은

1983년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

1986년 연출가그룹 올해의 연기자상 수상

1990년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수상

2001년 연극배우협회 올해의 연극배우상 수상

2007년 3월 경기도립극단 입단

2008년 8월 경기도립극단 지도위원 임용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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