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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되새기는 평범한 진리들

 

김용순 작가 첫 수필집

담백한 묘사 읽는 맛 더해

2010년 월간 ‘한국수필’ 185호로 등단, 월간 ‘문학광장’ 신인상,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을 수상하고 ㈔한국문인협회 가평지부장 등을 역임한 김용순 작가의 첫 수필집.

‘아버지의 그날’을 시작으로 ‘토끼’, ‘밥상머리의 눈물’, ‘남쪽포구에는’, ‘중국 엿보기’, ‘바이칼 여정’ 등 6편으로 나뉜 책에는 총 45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표제작인 ‘남쪽포구에는’은 작가가 고향, 장승포에서 새로 미역 양식을 하다 겪은 실패담을 풀어내고 있다. 선배 K형의 권유로 첫 직장인 수산과학원을 나와 시작한 미역 양식. 그러나 설을 일주일 앞두고 비바람이 거세던 날, 양식장은 ‘신기루처럼, 작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사라져’ 버린다. 후에 장승포에서 제법 떨어진 마을인 ‘장목’에서 발견된 양식장은 마을 사람들이 경쟁하듯 미역을 채취해가 버린 후다.

비용을 들여 현지조사를 하기도, 배상을 받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1년여 흘린 땀을 포기한 그는 “덧없이 흘려보낸 40년 세월은, 패기 넘치던 싱싱한 청년을 쓸모없는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다”고 하소 하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긴다.

누구나 한번 쯤 겪을 실패에 관한 이야기지만, 담백한 묘사와 간결한 문체가 만나 읽는 맛을 더하고 있다.

‘밥상머리의 눈물’과 ‘아버지의 그날’ 등 그의 대표작도 실렸다. 두 작품은 모두 죽음에 관한 수필이다. ‘밥상머리의 눈물’은 작가가 사후에 혼자 살아갈 아내를 걱정하며 밥상머리에서 함께 울었던 이야기이며, ‘아버지의 그날’은 아버지의 죽음을 회상하며 죽음의 방법을 생각한 글이다.

‘밥상머리의 눈물’에서 작가는 옛 선사의 철학이나 기독교와 불교의 죽음의 철학을 가져와 소개하기도 하는데, 이때 자신의 논리를 장황하게 펼치기 보다는 창 밖의 풍경으로 시선을 옮기며 사유의 한 켠을 독자에게 열어놓고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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