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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축제속으로

의궤, 8일간의 축제 3D / 17일 개봉

 

정조가 벌인 화려했던 ‘8일간의 축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KBS다큐멘터리 제작진, 2년 노력 끝
의궤를 우리 기술 통해 3D로 되살려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정조. 생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게 되자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 눈물로 간청해야 했던 어린 소년은 ‘죄인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쓴 채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조선 22대 왕으로 즉위한 정조는 왜곡된 국가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조용한 개혁에 착수한다. 그리고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61세가 되자 전국에 대대적인 축제를 선포한다. 수행원 6천명, 말 1천400필을 동원한 대규모 부대를 이끌고 아버지의 묘소가 있는 수원으로 행차를 떠난 것이다.

이날의 축제는 8일동안 계속됐고 8권으로 이루어진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빠짐없이 기록됐다. 그 속에는 회갑을 맞이한 어머니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사도세자), 그리고 온 백성이 행복하기를 바랬던 정조의 33년간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뒤주 속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를 지켜보던 어린 목격자는 평생을 트라우마에 갇혀 살아야 했지만, 탁월한 정치 리더십과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사상으로 ‘행복한 8일’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죄인의 아들로 숨죽이며 살아온 정조의 33년간의 열망이었다.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위해 떠난 8일간의 화성행차가 자세하게 기록된 ‘원행을묘정리의궤’의 첫 권은 그림으로, 나머지 일곱 권은 글로 이뤄져 있다. 의궤 사상 최초로 인쇄본으로 제작됐으며, 기존 의궤에 비해 내용이 매우 방대하고 정교해 ‘의궤 중의 의궤’, ‘의궤 중의 백미(白眉)’라 불리기도 한다.

17일 개봉하는 ‘의궤, 8일간의 축제 3D’는 조선의 22대 국왕 정조(正祖 1752~1800)가 역사상 가장 성대한 축제를 열고, 그 모든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놓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KBS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순수 우리 기술로 복원해 낸 3D 작품이다.

지난 2011년 프랑스로부터 외규장각 의궤가 반환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의궤는 2년여의 노력 끝에 ‘의궤, 8일간의 축제 3D’로 완성됐다. 숨막힐 듯 화려했던 8일간의 축제와 그 속에 담긴 정조의 치밀한 계획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오늘날의 현실과 오버랩되며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제작진의 사명감, 자랑스런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정교한 고증과 만난 열정이 그려낸 ‘의궤, 8일간의 축제’는 200년의 시간을 넘어 정조의 정신을 오늘에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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