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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통해 설명하는 일본의 생생한 역사 현장

 

대체로 역사책은 이야기책에 비유된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듯 풀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얼마나 잘 포착해 잘 정리하느냐는 역사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그러한 서술과 정리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역사 공부에는 유적·유물을 둘러보고 추체험하는 ‘답사’ 프로그램도 있다. 문제는 한국사가 아닐 경우다. 한국사가 아닌 다른 나라의 역사라면 생소하기 그지없는 사건, 인물, 그와 관련된 지명 등이 낯설다. 게다가 직접 가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 책의 저자 하종문은 서문을 통해 “역사 여행은 일차적으로 시간의 축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작업이지만, 거기에는 두 가지 요소가 더 첨가된다. 하나는 역사의 주체, 즉 어떤 사람이 관여하는가의 차원이요, 다른 하나는 그런 사람들의 행위가 어우러지는 공간의 변동이다. 인간 삶의 총체가 곧 역사라고 한다면, 역사의 이해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책은 1부, ‘답사로 찾는 일본’과 2부, ‘역사로 읽는 일본’으로 구성됐다.

1부는 사건이 일어난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역사기행’을 컨셉으로 쓰여졌으며,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생가 터나 박물관, 활동 지역도 꼼꼼하게 소개한다. 일본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태어난 도시에 그를 현창하기 위한 동상이나 기념비 등이 많이 있는데, 저자는 그러한 곳도 소개해 공간의 역사, 지역의 역사를 생생하게 살리고자 했다.

2부는 일본의 고대를 구석기 시대, 조몬 시대, 아스카 시대, 나라 시대, 헤이안 시대 등으로 나누고, 각각의 시대에서 설명하는 주제가 어느 시기에 해당하는지를 다시 서기 몇 년이라고 표시해 놓는 등 시대 흐름을 따라가되, 주제 의식을 놓치지 않고 서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앙과 지배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과 소수 피지배자의 존재와 활동을 중시했다. 더불어 심혈을 기울인 것은 역사를 과거 속의 사실로만 파악하지 않으려는 점이다.

예를 들어, 8세기 말 간무 천황의 동북 지방 정복 사업의 경우, 기존에는 중앙 조정의 영토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중앙의 감시와 차별 아래 혹사당하는 에미시의 저항까지 담아내고 있다. 또 나라 시대의 수도 헤이안쿄와 관련해서는 헤이안쿄의 조감도뿐 아니라 현재 복원된 태극전과 주작문, 유적지로서의 나성문 등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세심한 배려고 빼놓지 않고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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