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선비, 그 시대성찰과 역할’이란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김광억 서울대 명예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핵심 원인은 문화의 결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왜 우리는 지금 여기서 선비를 다시 논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을 통해 “회사 경영자, 선장, 승무원 각자가 선비적 사명감과 자질, 즉 인(仁)과 의(義)의 도덕을 몸에 익혔더라면 사고는 그렇게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외의 참사를 당하면서 우리가 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정신없이 달려왔던 지난 과정의 필연적 문제가 드디어 터지기 시작했음을 발견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우리가 전통 시대에 이상적 덕목으로 삼은 유자(儒者), 즉 선비의 자세를 더는 지니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선비를 ‘수단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터득해 입신출세를 도모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찾고 이를 공공의 가치로 삼아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를 생명으로 삼는 도덕적 존재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미야지마 히로시(宮島博史)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특임교수도 규정을 무시해 발생한 이번 세월호 사고와 유사한 사례가 여러차례 있었음을 지적하며 “한국에서 기술자, 과학자의 사회적 지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원인에 혹시 조선시대 이래의 전통이 작용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