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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준비단장으로 道문화의전당과 인연 어느덧 아름다운 이별

경기도문화의전당 법인화 10주년
주역 10인 릴레이 인터뷰
박 한 묵 부장

 

올해로 법인과 10주년을 맞은 경기도문화의전당은 1991년 개관한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출발했다. 공공시설로 일반 공무원 중심으로 운영되던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은 2000년을 전후로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공연예술 전문 기관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이 과정에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역시 2004년 6월 법인화 됐다.

현재 도문화의전당에서 검사역을 역임하고 있는 박한묵 부장은 이 법인화 과정을 책임진 인사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을 지내고 이제 도문화의전당이 어엿한 도내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때, 그는 60세를 맞이하며 전당의 첫 정년퇴직자로의 기록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재직 시절
1987년 세종문화회관 발령
문화예술행정 첫발 계기


88서울올림픽 예술단 업무
문화예술 행정가 매력 느껴
공공문화예술기관서 27년 지내

 


2004년 道문화의 전당 법인화
준비단장으로 밤낮없이 일 매진
이젠 전당 내 첫 정년퇴직 앞둬


“예술단 자율적 공연 뒷바라지
도민 예술 향유 기회 제공하며
후배들 그속에서 보람 느끼길”






문화·예술행정가로

박한묵 부장이 문화예술행정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지난 1987년의 일이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박 부장은 1987년 세종문화회관으로 발령을 받는다.

“당시 세종문화회관 역시 법인화 이전이었기 때문에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서 시 공문원들이 발령을 받아 근무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으로의 발령을 계기로 자연히 문화·예술분야 행정을 경험하게 됐어요.”

현재도 문화·예술행정가라는 표현은 보편적이지 않다. 문화예술행정가임을 증명하는 별도의 자격증이 존재하기 보다는 관련 영역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며 경험을 통해 스스로 터득한 지식을 축적한 이들에게 비로소 이 표현이 사용된다.

그가 문화예술행정을 시작하면서 느낀 일반행정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는 “일반 행정의 주요 업무는 관련법규에 준해 각종 규제에 대한 감독의 측면이 강하지만, 문화예술행정은 예술단체가 보다 원활하게 공연을 할 수 있고, 지역민들이 보다 편하게 공연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러한 구분을 분명히 하게 된 것은 이듬해 열린 88올림픽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서울시립예술단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88올림픽의 각종 기념 공연에 참여하게 된 그는 당시에 대해 “개회식 폐회식 공연, 성화봉송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해 매력을 느꼈고 이를 지원하는 문화·예술행정가로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10여년 후, 1999년 법인화된 세종문화회관에 입사하면서 그는 일반 공무원을 벗어나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문화·예술행정가가 된다.



도문화의전당 법인화 참여

비영리재단법인화된 세종문화회관에서 본격적인 문화예술행정 경험을 쌓아가던 그가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몸을 옮긴 것은 도문화의전당이 법인화를 두달여 앞둔 2004년 4월경의 일이다.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지역 문화예술회관의 법인화가 진행되면서 당시 도문화예술회관 역시 2004년 법인화 절차에 들어간다. 공공 문화 시설로 운영돼 오던 도문화예술회관의 법인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홍사종 전 사장이 10여년 간 문화예술행정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온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2004년 3월 법인화 준비단장으로 도문화의전당으로 온 박 부장은 이후 2달에 걸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렸다.

“준비단은 여직원 1명과 나와 둘뿐이었어요. 물론 당시 회관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일했습니다만, 법인화와 관련한 주요 업무는 준비단의 일이었기 때문에, 인근 모텔에서 지내며 새벽 2~3시까지 일에 매진했어요. 그래도 책임지고 맡은 업무인 만큼 과정, 과정이 즐겁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 보람 하나로 두달을 지낸 그가 2004년 6월 1일 재단법인 도문화의전당 출범식에서 느꼈을 감격은 그의 얼굴에 번져가는 미소가 대신 답해주고 있었다.



도문화의전당에서의 생활

박한묵 부장은 도문화의전당 출범 한달 후인 7월 개관 예정이던 경기도국악당(용인 소재)의 개관 업무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전당이 차곡차곡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총무, 회계, 시설관리 등 행정 부서의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그는 도문화의정당 직원들에게 업무 선배로 일하는 법과 노하우를 전수했고 지난 2012년, 검사역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 시간동안 그는 현재 아츠해비타트라는 이름으로 지속되고 있는 당시 모세혈관문화운동에 의욕적으로 함께 했다. 예술단원들과 항시 함께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현장에도 자주 동행했다.

 

한편으로 그는 도문화의전당 출범 이후 아직은 경직돼 있던 사내 분위기를 풀기 위해 사내 산악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자신이 직접 감투를 쓰는 대신 적정한 인물에게 권하는 형식으로 꾸렸는데 이는 도문화의전당의 첫 새내 동아리가 됐다.

하나하나 옛 기억을 더듬던 그는 경기도국악단 개관식 때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개관 퍼포먼스에서 일부 장치가 말썽을 부려 당황했던 일도 이제는 웃으며 추억하는 옛일이 됐다.

그런가 하면, 문화예술행정의 특수성에 맞춰 관련 규정을 교정하며 겪은 일도 떠올렸다. “일반적인 의상, 무대와 달리 공연에 사용되는 의상과 장비들은 ‘무대의상’, ‘무대조명’ 등으로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공연 전문 업체는 공연에 지속적으로 스텝처럼 참여하지만, 일반 업체는 납품에서 업무가 끝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행정규정상으로는 공개입찰을 하도록 돼 있어 문제가 있었다”며 “전문성과 함께 작품과 ‘맞는’ 업체가 선정돼야 비로서 만족스런 공연이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후에 이를 예외규정으로 마련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이 것이 “문화예술행정과 일반 행정의 차이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별을 앞두고

그는 5월을 마지막으로 도문화의전당의 첫 정년퇴직가가 된다.

도문화의전당을 비롯해 기초문화기관의 역사는 10년 안밖이다. 때문에 법인으로 운영되는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 10년을 근무하고 정년퇴직하는 그의 사례는 의미가 깊다.

첫 출발을 준비하고 키워 온 만큼 그는 도문화의전당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운 눈치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전했다.

“문화예술행정은 어디까지나 예술단의 자율적인 공연과 지역민의 편의를 지원하는 역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도민들이 보다 많은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도문화의정당의 설립 취지, 그 기본을 지키면서 그 속에서 보람을 찾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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