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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상황 속 인간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가공할 추위, 온몸이 녹아내리는 화염, 몇십 초 만에 패닉에 빠뜨리는 깊은 물속과 높은 고도, 공학의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공간.

‘생존의 한계’는 이런 적대적 조건에서 인체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인류가 어떻게 확장해왔는지를 추적하는 교양 과학서다.

저자인 케빈 퐁 박사는 영국에서 TV 메디컬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BBC TV 다큐멘터리 ‘호라이즌(Horizon)’, ‘세상 끝으로의 여행(To Boldly Go)’,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Back from the Dead)’ 등이 있다. 그중 저자가 극한 조건을 직접 체험하는 ‘세상 끝으로의 여행’은 2013년 KBS에서도 방영된 바 있다.

그는 세계 각지의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실제 상황을 다루는 Channel 4의 ‘극한의 사고와 응급구조(Extreme A&E)’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위급 환자와 마주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독특하고 다양한 경험들과 극적인 의학사, 과학적 설명을 버무려 긴박감 넘치게 펼쳐낸다.

극단의 온도·산소가 희박한 공간·무중력 상태와 같은 극한 환경의 생리 반응에서부터, 화상·치명적 외상·전염병 같은 질병에 맞선 현대 의학의 사투, 나아가 저체온 요법·인공 중력 장치와 같은 최첨단 기법에 이르기까지 생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유명 다큐멘터리 진행자답게 케빈 퐁 박사의 글은 생생하고 긴박감이 넘쳐, 읽다 보면 메디컬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 느껴진다. 타고 있던 헬기가 추락해 깊은 물속에 빠진 저자의 위기 상황, 런던 한복판의 폭탄 테러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려는 의료진들의 분투, 사상 초유의 전체 얼굴 이식 수술 등 극적인 사례들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생존의 한계를 더욱 밀어올리고 있는 과학과 의학의 최전선이 소개된다. 바로 항공우주의학이다.

NASA 의학 연구원이기도 한 저자는 유인 우주 여행을 위한 여러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해왔다. 특히 저자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비행사 이소연의 극적인 사례를 통해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밀한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작은 핵폭발에 맞먹는 발사의 충격, 공기가 없는 무중력 상태의 공간, 지구 귀환 시 발생하는 수천 도의 고열 등에서 인간을 살아남게 하는 과학 기술은 놀랍기 그지없다.

더불어 다양한 최신 인체 과학 상식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도 책의 장점이다./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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