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태양광에 노출된 상태서
몸의 열 밖으로 내보지 못해 발생
심한 뇌 손상 불러와 사망할 수도
노약자 폭염 잘 극복하려면
땀 흘리는 기능 가장 중요
덥고 습한 환경에선 활동 자제
땀 많이 흘리는 일 해야 한다면
물·과일 주스 등 자주 섭취해야
열사병 초기 응급처치 매우 중요
얼음 사용할 경우 혈관 수축 불러
오히려 체온 높일수 있어 ‘주의’
고온 다습한 날씨 환경 특히 강렬한 햇볕에 노출되면 일사병(熱射病)이 발생하기 쉽다. 일사병은 태양광에 노출된 상태에서 태양광의 열기 부하가 주원인이 돼 발생하는 것을 일컫는데 일반적으로 열사병이라고 부른다. 열사병은 체내 열기 생성이나 외부 열기 부하로 인해 몸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축적돼 체온이 오르다가 어느 한계 수준을 초과하면서 고체온자체가 다시 체온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상태를 말하며 심하면 의식장애나 경련 등을 일으키며 방치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 고체온에 땀 흘림 없으면 열사병 의심
열사병의 주된 증상으로 첫째 40℃가 넘는 고체온 현상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몸 속 체온을 말하며 피부 온도와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몸 속 체온은 41℃인데 피부에서 측정한 온도는 39℃일 수 있다.
둘째는 뇌 기능 이상이다. 의식 수준 저하나 이상 행동 및 판단력 저하를 보이거나 심하면 혼수상태로 빠질 수 있다. 특히 소뇌 기능 이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서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손발의 움직임이 둔하고 떨리듯이 움직이는 현상을 보일 수 있다.
셋째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열사병은 2가지 형태인데 더운 환경에서 신체 활동을 많이 하다가 생기는 ‘노동 작업성 열사병’과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가 생기는 ‘비-노동 작업성 열사병’이 그것이다.
노동 작업성 열사병은 열사병 상태가 되기 직전까지 다량의 땀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므로 땀이 남아 있을 수가 있고, 비-노동 작업성 열사병은 대개 피부에 땀이 남아 있지 않다.
열사병은 즉시 체온을 38℃ 밑으로 떨어뜨리지 않으면 환자는 심한 뇌 손상을 입어 심각한 후유 장애를 갖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 혈압약 복용 중이거나 노약자 더 주의해야
노약자는 특히 폭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폭염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땀을 흘리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 혈류량을 증가시킬 수 없거나 탈수가 심하거나 피부 자체의 땀샘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땀을 흘리는 기능’이 저하돼 열사병에 더욱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로 인한 심장 기능의 저하로 피부 혈류량을 증가시킬 수 없고 피부의 땀샘 기능도 저하돼 있다. 또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인해 더위를 잘 자각하지 못하는 현상도 있어서 더위에 취약하다.
노인들은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이들이 다수인데 이런 약들도 심장 기능을 억제해 더위에 견디는 능력을 더 떨어뜨리게 된다. 충분한 수분섭취 없이 좁은 방에서 지내다 무덥고 습기가 많은 날씨가 며칠씩 계속되면 열사병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심장 기능이 저하돼 체온이 오르더라도 심박출량을 증가시킬 수 없는 사람, 피부에 광범위한 화상을 입거나 피부 질환이 있어서 땀을 흘리지 못하는 체표면적이 넓은 사람들은 열기 손상에 취약하다. 정신과 약들과 피부과 약들 중에는 땀을 흘리는 기능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약품들이 다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의식이 저하돼 있거나 병상에 누워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열기 손상에 취약하다.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거나 물을 마신다든지 시원한 곳으로 옮겨간다든지 하는 자기 보호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아나 4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기초 대사량이 높아서 더운 환경에서 체온 상승이 더욱 빨리 일어나고 몸집이 작아서 발한에 의한 탈수에 더욱 취약하며 판단력이 미숙해 문제가 발생해도 부모가 제대로 조치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지나치기가 쉽기 때문에 열기 손상을 입기가 쉽다.
▲ 직사광선과 격렬한 신체활동 피해야
무더위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지 말고 알코올이나 인삼과 같이 체온을 상승시키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직사광선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모자와 옷으로 가리고 가능하면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서 있거나 생활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약 땀을 많이 흘리는 힘든 일을 장시간 해야 한다면 정기적으로 염분이 충분히 포함된 물과 과일 주스를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 열사병 기초 응급처치 절실
체온이 4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면 즉시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옮겨 체온을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 이 때 일단 119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장에서 사람의 체온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는 일반적인 방법은 옷을 벗기고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로 머리와 얼굴을 포함한 몸통 및 팔다리 전신 피부를 닦아주면서 부채나 선풍기로 바람을 쐬어주는 방법이다. 매우 차갑거나 얼음을 사용하는 것은 피부 혈관의 수축을 불러오고 어떤 경우에는 몸떨기를 유발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율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체온을 상승시킬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의식이 나쁜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는 일은 자칫 잘못하면 기도로 물이 들어가게 할 수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는다. 물을 마시게 하는 것보다는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더욱 급하고 중요하다. 환자가 구토를 할 수 있으므로 구토할 때 토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머리를 옆으로 돌려 토물이 배출되게 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도움말= 김규석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성남=노권영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