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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모 강남여성병원 병원장

 

-여성병원을 운영하시는데 특별히 여성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본과 4학년 때 산부인과 실습을 하던 중 수술실에서 제왕절개를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으앙~’ 하는 신생아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때 숨 막히는 수술실이었지만 천장이 뻥 뚫리면서 짜릿하게 뇌전류가 흘렀고 마음에 경외심이 생겼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교향곡이라고나 할까? 그 감동으로 여성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절대적인 분만여성의 감소와 출산율 저하로 의사들에게 3D 업종이면서도 경제적 여건도 안 좋아져 비인기과가 됐지만 제게는 천직이다. 레지던트 때는 일주일에 5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해도 여성의학을 배우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생명을 다루는데 그것도 2명의 생명을 책임지니까.

생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인 생리통, 과다출혈, 자궁 및 생식기의 종양, 냉대하 등의 질염, 골반염 그리고 폐경기를 거치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중년여성들을 보면 ‘내 어머니도, 내 아내도, 내 딸아이도 여성이기 때문에 고통을 겪을 수 있겠다’ 생각하면 더욱 여성건강을 책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이 가족처럼 생각돼 ‘여성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사회도, 국가도 건강하다’는 신념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



-최근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은 무엇이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최근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많아지고, 치열한 경쟁과 직장 내 스트레스에 노출된 여성들 사이에서 생리불순, 생리통 등 생리로 인해 생기는 질환들과 성 접촉과 흡연, 과음 등으로 인해 질염 등 염증성 질환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질환들은 잘못된 건강정보와 개인위생에 대해 올바른 상식과 대처법을 배우지 못해서 발병한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질청결을 위해 세정제(주 2~3회 적당)를 남용하고, 손을 넣어 물로 세척하면서 샤워기로 뿌리는데 이러한 비위생적인 행동들이 질염을 더욱 악화시켜 나중에는 방광염, 장염, 골반염 등으로 번져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샤워기나 물로 직접 질강 내부를 세척하지 말고 샤워 시 배꼽에 샤워기를 대고 물을 하방으로 흘려보내면서 외음부를 닦아주고 비누의 사용자제와 물기제거 후 드라이기나 선풍기를 이용해 완전히 건조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난소 낭종 등의 생식기 구조적인 질환들이다. 30대 후반에서 40대에 걸쳐 주로 발생하는데 하복통이 지속되면서 뭔가 만져지거나, 이유 없이 생리통이 갑자기 심해지고, 생리기간이 길어지고,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등의 빈혈 증상이 있을 때에는 질 초음파를 통해 위의 질환들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개복하지 않고도 복강경을 통한 자궁근종적출술 및 근종융해술을 할 수 있고, 자궁내막증의 완전한 제거와 낭종, 골반 내 유착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셋째로 안면홍조, 심계항진, 야간발한, 불면증, 기억력 감소, 무기력증, 불안과 우울감, 짜증 등의 폐경기 질환이다. 방치하면 성욕감퇴와 질건조증으로 인한 성교통이 심해지고 눈가의 주름과 피부가 거칠어지고, 복부비만이 심해져 삶의 질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도 운동요법, 식이요법, 호르몬요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40대 중후반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요실금과 골다공증은 확연하게 사회활동에 제약을 가져온다. 기저귀를 차야 여행을 다닐 수 있고, 낯선 장소에서는 화장실이 눈앞에 보여야 안심이 된다. 공공장소에서 크게 웃을 수도 없고 감기라도 걸려 기침을 자주 하게 되면 요실금 때문에 겪는 생활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행히도 저희 강남여성병원에서는 단일병원 최다인 5천여건의 요실금 수술과 98%의 수술성공률(타병원 85~90%)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수술법을 개선시킨 특유의 수술법 때문이다.

2014 메디컬아시아(대한민국글로벌의료서비스)에서 ‘요실금과 여성성형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수상이었고 그동안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로 보답하려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그 수상 덕으로 세계 20개국(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 1년 동안 메인방송을 통해 병원홍보와 의료관광의 기초를 놓을 수 있게 됐다. 회음성형수술 중에는 ‘Dual Wave Twister Vaginoplasty(이중물결회전질성형)’으로 식약청에 특허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위의 수술을 통해 노화, 출산 등으로 인해 늘어진 질과 감추어진 외음부의 결손을 교정할 수 있다. ‘속이 예쁜 여성’의 바람대로 ‘듀얼웨이브질성형술’을 통해 결혼 전의 모습으로 회복해 ‘내적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얻어 당당한 여성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새 생명을 다루는 분야다. 생명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새 생명, 즉 아기는 결혼한 부부에게 하늘이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소중하며 사랑받을 권리와 자격을 가진다. 부모와 종속관계가 아니 수평관계로 소중한 인연을 맺는 것이다. 하나의 인격체다. 최근 불임부부가 5쌍 중 2쌍 정도로 증가 추세다. 이런 이유로도 여성에게 임신은 큰 행운이며 새 생명의 탄생은 더할 나위 없이 축복받을 일이다. 산과 의사로써 임신확인을 할 때마다 ‘야호~ 축하합니다’를 수없이 반복한다. 두 자녀의 아빠로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 생명은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받게 되는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며 아기는 그 둘을 하나로 이어주는 통로가 되고 가족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구심점이 된다.

항상 웃음이 넘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임신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아기를 기다리는 임신기간을 ‘행복한 만남을 위한 10개월 여행’이다. 이러한 생명 철학을 바탕으로 강남여성병원에서는 아기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르봐이예 분만과 자연분만을 시행하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는 의사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집필한 내용과 앞으로 집필 방향은.

병원 진료와 동시에 산과, 부인과 구분 없이 여성들이 궁금해 하는 질환과 출산에 관련해 글을 썼는데 이러한 자료들을 기초로 ‘소녀와 여자사이에 생리가 있다(2012년 봄 출간)’라는 책을 처음으로 탈고했다. 10대와 20대가 궁금해 하는 생리 문제, 30대의 출산 및 육아 문제, 40대의 건강과 요실금, 성생활, 폐경기 문제 등을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출간 당시 제 딸아이(13세)가 초경을 시작했는데,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데 있어 당황하지 말고 대처하라고 ‘아빠가 주는 선물’의 의미도 있었다.

2012년 하반기에는 ‘여성클리닉의 명의(15인)’을 공저로 출간했다. 요실금 수술에 자신 있는 만큼 이 책을 통해 요실금의 정의와 종류 그리고 각 유형별 치료법(수술법, 약물요법, 운동요법)을 자세히 다뤘다.

현재도 대중매체를 통해 여성의학 정보와 경험담을 현실감 있고 친근하게 때로는 소설처럼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스토리로 제공하고 있다. 늘 그랬듯 앞으로도 노년의 어머니를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자라는 딸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여성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지킴이로서 집필할 계획이다. 웃음과 친절을 통해 감동을 주는 진료로 여성의 건강과 행복을 디자인하는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전승표 기자 sp4356@kgnews.co.kr

사진│오승현 기자 o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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