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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의 혁명, 단지 축구 응원으로 그쳐선 안돼”

‘참사람’을 만드는
교육 시스템 강조
故 이오덕 선생
마지막 원고

 

‘이오덕 교육 문고’ 시리즈 열 번째 책이자 이오덕 선생의 마지막 원고를 묶은 책.

생애 50권이 넘는 저서를 남기고, 한국아동문학상(1976), 단재상(198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상(1999), 은관문화훈장(2002)을 수상한 이오덕 선생은 2002년 여름, 우리나라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월드컵 4강 신화 속 붉은 악마의 응원 열기에 감동받아 한 달 보름 동안 1천200매에 이르는 원고를 써 내려갔다.

그 이듬해 이오덕 선생이 생을 달리하며 마지막 유고가 된 이 원고는 2004년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로 처음 나왔다가 절판됐고, 이후 이오덕 선생의 아들인 이정우 ‘이오덕 학교’ 교장이 원고의 본 제목이 ‘백의민족이 왜 붉은 악마가 되었는가?’임을 전하며 새롭게 출간됐다.

이오덕 선생은 온 국민이 참여해 온 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 악마’의 함성에서 8·15해방 때 온 겨레가 외쳤던 함성과 똑같은 ‘해방’의 소리를 들었다.

그는 붉은 악마가 내지르는 해방의 외침을 전 국민을 내리누르는 온갖 정치·경제·문화·교육에 뿌리박힌 억압구조에 숨통이 막혔던 것이 한순간에 터져 나온 ‘억눌렸던 정신의 표현’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붉은 악마의 혁명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라고 선언한 이 선생은 ‘이 혁명의 열매가 제대로 맺으려면 그 폭발성이 단지 축구 경기 응원에서만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간곡하게 말한다.

이오덕 선생은 생애 동안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와 아이들과 젊은이를 억누르는 ‘그릇된 교육’에 대해 고민했다.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기는 교육 구조와 경제정책, 그리고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조차 교육의 중심에 ‘사람’을 놓지 않고, 또 현장의 교육이 ‘아이들’이 아닌 ‘가르치는 사람’ 중심으로 이뤄지는 폐해가 우리 사회를 병든 조직으로 만든다고 진단했다.

이오덕 선생은 이 같이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을 ‘살인 교육’이라 표현하며 강하게 저항했고, 아이들을 자연스러운 참사람으로 키우는 교육으로 바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사람답게 자라나도록 하는 일, 이것이 우리 겨레가 스스로 해방되는 길이고, ‘왜 백의민족이 붉은 악마가 되었는가?’ 물음에 답이라고 역설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이다. 생각해 보자. 당신의 함성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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