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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치학자 ‘카를 슈미트’에 관한 다양한 시선

 

카를 슈미트는 20세기에 독일 법률가가 집필한 글 중 가장 주목받은 글을 발표한 저자이며, 자신의 전문영역을 넘어선 호응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학자이자, 비슷한 영향력을 지닌 다른 독일 법률가를 찾을 수 없는 법률가인 동시에 나치스의 어용학자라는 오명을 지닌 학자다.

계파를 막론하고 인용과 연구가 거듭된 그의 사상이 한국에서도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것이 유신 헌법의 배경으로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책 ‘반대물의 복합체’는 독일의 유명 법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카를 슈미트가 세상을 떠난 후 독일 슈파이어 행정대학원에서 개최된 특별 세미나 ‘20세기 법학과 정신과학에서 카를 슈미트의 위상’에서 발표된 글을 담은 저서다.

1986년 개최된 이 세미나에 참여한 각국의 국법학자, 정치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 등 60여 명의 카를 슈미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이 담겼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카를 슈미트를 공식적·조직적인 전문가 모임의 주제로 삼은 이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사람들은 대다수가 슈미트의 제자나 관련 인사, 친척이었다.

때문에 슈미트 개인을 탐구·해명하고 사죄하거나 단죄하려고 하기보다는 학문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지만 슈미트의 정치신학, 정치적인 것의 개념, 구체적 질서사고, 결단의 개념, 헌법제정권력 등 헌법학과 정치학에서 종래 많이 논의되었던 중심테마에 초점을 맞춰 슈미트의 사상이 현대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려고 했다.

그리하여 카를 슈미트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러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혹은 골동품과 같은 관심만을 끌고 있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탐구했다.

국회의원이자 법학자였던 갈봉근 역시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세미나에 참여했으며, ‘한국의 헌법생활에 미친 카를 슈미트의 영향’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이 논문을 포함한 보다 상세한 저작인 ‘현대 헌법학에 미친 카를 슈미트의 영향-특히 본(Bonn) 기본법을 중심으로’라는 글이 실려있다.

칼 슈미트 저작 대부분을 국내에 소개했으며 현재도 왕성한 번역과 저작 활동을 지속하는 편역자 김효전 교수의 역량이 집대성된 이 책은 원서 중 서론과 슈미트의 정치신학, 정치사상, 헌법사상 세 가지의 시각에서 관련 논문 11편을 엄선해 번역하고 있다.

카를 슈미트 연보와 저작목록, 저작과 서평 소개, 참고문헌과 색인 등이 실린 부록 중 백미는 100여 쪽에 달하는 인명록으로, 카를 슈미트와 관련이 있는 인물의 생몰연도와 업적, 저작을 담아 카를 슈미트를 다각도에서 이해하도록 돕는다.

‘반대물의 복합체’(Complexio Oppositorum)란 말은 카를 슈미트 사상의 다양성과 모순성을 한 마디로 집약한 것이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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