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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일자 경기신문 칼럼‘나는 기자다'에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50)집행위원장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시골에서 환경운동을 하다보니 좌파, 빨갱이로 매도 당하는가 하면 심지어 한밤중 집으로 나사, 볼트가 날라드는 테러까지 당했다는 것.

기자는 칼럼 말미에 이렇게 썼다.

“특정집단, 특정인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주민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 현안에 대해 이 위원장 같은 열혈 환경운동가가 목소리를 낼 때 오히려 주민복지가 더 실현되는 것은 아닐까?”

우연의 일치일까?

기사가 보도된 뒤 꼬박 두달 뒤 이항진위원장은 6.4지방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보란 듯이 당선됐다.

이 의원은 요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매일 오전 9시만되면 여주시의회 의원실로 출근한다.

“초선의원이다 보니 의회의 기능, 집행부를 상대로 한 견제 등 나름대로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어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이 의원의 자세는 이미 공직사회에서 정평이 나있다.

얼마전 원경희 여주시장이 여주시로부터 받는 업무보고 자리는 이의원의 데뷔무대였다.

6일동안 여주도자기축제장에서 열린 보고회에 하루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꼼꼼히 메모하는가 하면 자신이 그동안 환경운동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해 집행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여주시 공무원들은 투사적 기질, 깐깐한 성격, 논리적으로 무장된 이의원이 제도권(시의원 당선)에 진입하자, 내심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공무원은 “환경운동가 시절 매사 트집만 잡는 인사로 비춰졌다”며 “하지만 시민의 대변인인 시의원으로 바뀐 만큼 이젠 책임있는 의정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을 잘 아는 지인은 “이의원은 지역에서 잘못 알려진 게 많다”며 “합리적인데다 오히려 진보쪽 인사들로부터 ‘너무 중도,보수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오랬동안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지역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수 있는 지역에서 몇 안되는 인물이라는 것.

특히 전국적으로 풍부한 인적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지역발전에 큰 보탬이 될 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의원이 환경운동에 투신하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강천면 쓰레기 매립장 반대운동에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여주환경운동연합을 창립, 도내 대표적인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무분별한 골프장 공사반대, 이마트 설치 반대 등 지역민원이 있는 곳이라면 그는 언제나 주민 편에 서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시작하자, 그는 전국 4대강 범대위 상황실장으로 활동하며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현대건설 등 4대강 16개 건설사 고발” 등을 주도해 이름을 알렸다.

“여주시는 지난 4년동안 실업률과 이혼율이 높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만을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봤습니다”

이 의원은 시의회에 입성하게 된 것에 대해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 그리고 환경운동할 때 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인격적 소양과 실무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매일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떤 현안이 있을 때 동료 의원님들, 행정부가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에 존재감이 달라졌음을 느꼈습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환경운동을 할 당시에는 선언적이고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제안, 언론을 중심으로 사회변화를 요청했다면, 이제는 시민의 입장과 집행부의 입장을 적절히 반영해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주는 수도권이지만, 농촌지역의 고유한 정서도 갖고 있고 이로인해 정서적 충돌, 행정이나 정치가 민심과 다소 괴리 됐다”며 “앞으로 끊임없는 만남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주시는 시장의 기능, 의회의 기능, 공무원의 역할은 뭔지 고민해야 한다”며 “삼위일체가 될 때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순하게 지역발전과 시민복리증진을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시의 백년대계를 위해 현재 전체적인 청사진으로 볼 때 이런 사업이 추진되니 그러한 사업과 연관해서 앞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고민해 볼때”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실례로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사업을 꼽았다.

전철이 연결되면 명실상부한 수도권 위성도시로 탈바꿈하게 되는 만큼 10년, 30년을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것.

이 의원은 취임 한달을 맞은 원경희 시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모든 현안을 접근하는 것을 보고 감명 받았다”며 “원시장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여주청사진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2년 동안 협력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부인은 한살림 여주.이천.광주지부 이병시(51) 지부장.

이 의원은 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그리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동안 환경운동하면서 무조건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돈 만들어 와라, 활동하는데, 바쳐라, 선거운동과정에서 내조하랴, 처갓집 식구들까지... 처갓집 재산 쓰겠다 했죠. 아무튼 잘됐으니까. 요즘 아무 말도 안해요. 평생 빚 졌다고 생각하고 잘 모셔야죠”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여주군, 여주시의회 역사상 이론적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시의원을 배출한 여주시.

이항진 의원이 여주시의회, 아니 여주 지역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여주=심규정기자 shim6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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