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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없는 숲

 

없는 숲

/최승자

숲은 없는데,

숲이 없다는 것을 익히 아는데,

오늘 아침 창 밖에서 느닷없이

터지는 도시 새들의 울음소리가

내 눈 앞에 천연덕스럽게

숲을, 숲의 배경을 구성해 내고



미처 깨어나지 못한

내 머릿속 공장에서는 뇌세포들이

샛된 새 소리들을 실 삼아,

꿈과 생시를 넘나 들며

황홀한 환상의 숲을 짜고 있다.



 

 

 

언제 였던가… 필자가 문학수업시절, 시인은 따뜻한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충동을 늘 생각해 본다고 했었다. 침묵으로 충만한 정지된 자연은 휴식을 주기도 하지만 무료함, 지겨움, 정적만이 삶이 무거워 죽음의 공포감 같은 경험을 시인은 가져 본 것 같다. 절대적인 결핍감 불행을 의식하지 못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탈출구를 시인은 자연의 숲에서 찾았다. 자연 속에 태어나, 삶을 위해 자연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는 도심지 어디에서 헐벗은 논과 밭의 경전을 관찰자로 지켜보고 있다. 참새 떼가 몰려와 울어대는 소리는 일상의 깊은 숙면을 깨우기도 하지만 푸르른 것들로, 자연의 잎들로 조금은 치유를 하고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법하다. /박병두 시인·수원영화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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