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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달에게 빌었던 어머니의 소원 중 몇 번의 소원이 이뤄졌을까.

대부분은 이뤄지지 못했을 것 같다.

대부분은 자식들 잘되길 빌었을 터이니 말이다.



달에게 빌었던 나의 소원 중 몇 번의 소원이 이뤄졌을까.

대부분은 이뤄지지 못했을 거 같다.

대부분은 나부터 잘되길 빌었으니 말이다.



이제 자식들 잘 되라고 소원을 빌 나이가 되고 보니,

어머니의 둥근 등이 보름달이었음을 깨닫는다.

달에 업혀서 잠든 세월이 있어 달이 그리웠던 게다.



달에게 빌었던 소원들이 아직 이뤄지지 못한들 어떨까.

달그림자가 길어질 때 어머니와 나의 밤엔

또 하나의 그리움이 피어날 터이니 말이다.

- 신동호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실천문학사 2014. 6





 

 

 

굽은 등을 가진 어머니들은 세상 모든 이들의 어머니입니다. 길에서 둥그렇게 안으로 굽은 몸들이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면 혼자 어디를 저리 훠이훠이 가시는지 흠칫 놀라서 바라보게 됩니다. 전철 안에서 무거운 배낭을 멘 어머니를 보고 배낭속이 왜 그리 무겁냐고 여쭤보니까 이거저거 먹을 것을 아들집으로 딸집으로 나르시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슬쩍 배낭 밑을 받쳐 들었습니다. 그 무게에 놀라서 내리실 때까지 두 손으로 받치고 있었습니다. 자식들 입에 넣어 줄 것을 기쁘게 지고 가시는 어머니는 세상을 키우는 분이십니다. 그윽한 그리움을 피워내시는 분입니다. 거친 세상 속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입니다. /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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