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나치게 쉬웠다는 ‘물수능’ 논란속에 생명과학Ⅱ와 영어 등에서 출제 오류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15~16일 이틀간 실시된 대학별 수시 논술고사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올인’하면서 시험포기와 비판이 끊이지 않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 모두 570여건의 이의제기 글이 올라왔다.
영역별로 과학탐구가 260여건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이나 됐다.
과학탐구는 특히 ‘생명과학 Ⅱ’ 8번 문항에 이의신청이 180여건으로 집중됐다.
해당 문항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과 관련,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로 평가원은 4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지만, 이의신청자들은 2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어에서는 이의신청 건수가 30여건으로 많지는 않지만 25번 문항의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 눈길을 끈다.
해당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에 어떤 유형의 개인정보 유형을 공개하는지를 나타내주는 도표를 통해 틀린 보기를 찾는 문제로 평가원은 ④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지만 이의신청자들은 ⑤번도 틀려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가원은 오는 1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아 이의신청실무위원회의 검토와 학회·전문기관의 자문을 거쳐 오는 24일 정답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의신청과 관련 중대사항으로 판단되면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이의신청심사위원회를 열어 별도로 심의한다.
평가원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문항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내부적으로 심사숙고해 24일에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인지역과 서울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의 논술고사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수능 우선선발 폐지 뒤 정시 모집에서 수능 성적 100%로 신입생 선발 대학도 상당수여서 교육부와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또 경쟁이 치열한 의대와 치대 등 일부 과의 경우 실수로 문제를 틀려 최저등급에 미치지 못해 시험을 포기한 수험생이 속출했다고 전해졌다.
군포 수리고 3학년생 허모(18)군은 “성균관대 등 6곳에 수시원서를 넣었다”며 “수능이 너무 쉬워서 등급이 위태위태해 나를 포함한 많은 학생이 수시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에는 광주발 서울행 새마을호가 대전 부근에서 고장이 나고 뒤따르던 열차들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지방 수험생과 학부모 189명을 경찰이 구급차까지 동원해 긴급수송하는 일이 벌어져 수원대와 인하대로 가던 수험생 두 명이 결국 시험을 포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