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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년엔 築城 중지하라” 정조 綸音 원본 공개

수원화성박물관 ‘농업개혁의 산실, 수원화성 展’
화성 주민위한 민생방안·군주의 도리 등 담은 문서
쉬운 현대어 번역문·해설 곁들여 관람객 이해 도와

정조가 화성 축성을 일시 중지하고 백성의 민생 대책을 제시하는 일종의 담화문인 윤음 원본이 수원화성박물관의 수원화성 착공 22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농업개혁의 산실, 수원화성’에서 공개돼 눈길을 끈다.

가로 563㎝, 세로 36㎝ 크기의 이 문서는 흉년으로 인한 민간의 실태와 국가가 어려운 때 군주의 도리, 화성 주민의 민생 방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윤음에서 정조는 “삼남과 기전은 한가을에 굶주리다 못해 이리저리 떠돌고 서북의 변방 고을도 식량을 자급하기 어렵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경작과 진휼을 놔두고 성역에만 힘을 쓰라고 한다면 인화(仁和)와 지리(地利)의 나뉨이 이렇지 않을 것이다”고 전하고 있다.

이어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왕도(王都)로부터 아득한 변방에 이르기까지 늙은이, 어린이, 부녀자, 절름발이, 귀머거리, 벙어리가 모두 나의 자식이다”며 “성역은 10년을 끌어도 괜찮지만 백성은 하루 굶고 이틀 굶어 한 달간을 참게 해선 안된다”고 했다. 윤음에서는 정조가 이런 궁핍함을 극복하기 위해 북성(장안문) 외부의 경지정리를 지시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정조는 “내년 봄 북성(장안문) 밖 척박한 땅을 곡식 100곡 정도 뿌릴 수 있는 경계를 정하라”고 개간을 지시했으며 “한 두 해 지나지 않아 삽을 메고 모여들어 도랑을 터서 물을 내려 보내는 아름다움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화성성역의궤는 이에 대해 ‘북성 밖 땅을 개간한 뒤 이듬해 봄 방죽을 쌓고 물을 채워 물을 대기 이롭게 하니 이것이 만석거다’고 기록한 바 있다.

전시회에는 정조가 수원의 유생과 글로 소통한 농사 시무책 문답, 정조가 정약용 등 경기도에 보낸 암행어사에게 흉년에 복지정책이 잘 구현되고 있는지 살피라는 봉서(封書) 등의 원본도 볼 수 있다.

전시회에는 특히 주요 문서의 전문과 주요 부분을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한글번역문과 충실한 해설이 곁들여져 관람의 편의를 제공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시회는 내년 2월 1일까지 열린다./정재훈기자 jj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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