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양규남
오! 임이여
내 배 풍만하고, 흥나면
불리우는 임이여
내 외로울 적에도
생각키우는 임이여
그러나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기억같이
아득한 임이여
저만치
안개밭 속에 숨어있는
희미한 그림자 같은 임이여
오! 임이여
그리운 임이여
보랏빛 머금은 설화(雪花)속에서
피어나는 봄 같은 임이여
그대 가슴에
장미 한 아름 안겨주고 싶음이여
내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부르다가 갈, 임이여-
사람이 살아가면서 욕심을 가지고 사는 것은 당연하다. 오만과 욕심이 불타던 지난 시간들도 있었고, 고요한 긴 여운을 지내면서 아침에 보는 또 다른 일상을 보는 일들은 어제 오늘이 아니면서도 화폭에 담겨진 사색은 놀랍다. 글과 그림은 세월이 지나도 발전하지만 늙음과 젊음을 견주어 균형을 잡는 것은 예외다. 누군가 늙어서 난 무얼할까? 걱정이라고 말하면 그림을 권하기도 하고 서예를 권한다.
그림으로 말하면 활발하고 기교가 뀌어난 그림을 그리는 젊음에서, 나이가 들면 읽히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한다. 지금 가는 길, 어디에서 더 험난한 이정표를 만나 조우하게 될지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안에 머리가 아닌 가슴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