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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그네가 그네를 탄다

 

그네가 그네를 탄다

/김길나

그네가 혼자서 그네를 탄다

아이가 그네에서 내렸으나

그네는 아이를 내려놓지 않는다

그네가 붙든 아이의 온기와 환한 기억으로

그네가 그네를 탄다

아이가 풀어놓은 푸른 바람에 실려

그네가 그네를 탄다

아이가 구름을 걷어놓고 간 해 아래서

햇발 동아줄을 잡고

그네가 그네를 탄다

동서남북의 분별을 떠난 그넷줄 사이를

새가 통과해 날아간다

시계추가 멈춘 시계에서 시간이 가고 있다

- 2014년 황금알 시인선 김길나 시집 <일탈의 순간>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 아이들이 떠난 놀이터마다 낙엽들이 친구들과 그네에 앉아 있다. 나는 모른 척 지나가지만 그들만의 은밀한 수다가 들린다. 친구가 없는 심심한 낙엽 한 잎이 그네를 타고 있다. 그 옆의 그네는 혼자 그네를 타고 그네는 그네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아이가 앉았던 「온기와 환한 기억으로 그네가 그네를 」탄다. 아이가 그네를 내려놓아도 그네는 여전히 아이를 태우고 흔들린다. 아이인 나는 그네를 타고 그네의 시간은 멈춰 있고 새는 날아가고 시간은 가고 있다.

/김명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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