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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춘 악몽…외출하기가 두렵다”

토막시신 발견 현장 2년전 오원춘 살인현장과 1㎞ 떨어져
주민들 서둘러 귀가…한적한 동네 알수없는 공포심만 가득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
르포 / 사건 현장 인근 동네


7일 오후 수원시 고등동의 한 골목길.

평소에도 인적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면 휴일을 즐기려는 외국인 거주자들과 한국인 가족들이 이곳저곳으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띄던 곳이었지만 지난 4일 인근 팔달산에서 ‘토막 시신’이 발견되면서 더욱 한산해졌다.▶▶관련기사 19면

영하의 찬바람이 스산하기까지 한 골목을 지나면서 더욱 차가워져 온몸에 냉기를 전하고 있었다.

“어제 토막난 시체가 발견됐다는 말에 다시 2년전 일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인지 저도 지금 담배한갑 사러나온 것을 제외하면 어제, 오늘 계속 집안에만 있었네요.”

재개발지역인 고등지구 인근에 거주하는 서모(36)씨는 ‘밖에 있는 것이 두렵다’며 서둘러 말을 끊고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도 그럴 것이 토막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직선거리로 1km에는 지난 2012년 4월 발생한 오원춘 살인사건의 현장이 있다.

 

시신 발견이후 ‘장기 밀매 가능성’, ‘오원춘 사건’ 등이 다시금 입에 오르내리자 이 지역 주민들은 또 다시 죄인 취급을 받으며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시신이 여성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언론에 공개되자 이 일대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모(30·여)씨는 “일요일이지만 회사에 업무가 남아있어 출근을 했는데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려고 일찍 마치고 나왔다”며 “이 지역이 재개발지역인데다 오원춘 사건 현장 근처이고 담벼락들도 낮아 항상 무서웠는데 이번 사건 이후 집에 있어도 안전한건지 불안해 죽겠다”고 털어놨다.

이곳에서 만난 또 다른 이모(50)씨는 “딸이 학교에 다녀온다며 점심시간에 나갔는데 집에 오고 있다고 전화가 와서 마중을 나왔다”며 “2년전 오원춘 사건때도 두 딸들에게 집에 오면서 전화를 하도록 했는데 토막 시신이 발견된 뒤 또 다시 데리러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저지른 일인지도 모른채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으로 인해 며칠째 공포와 주위의 눈총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일대 주민들의 눈과 입에서는 고스란히 ‘두려움’이라는 그림자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양규원·민경화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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