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 대출이 11월 한달간 6조9천억원이나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54조3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8천670억원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10월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조9천373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초 LTV·DTI 규제가 완화된 이후 4개월간 은행 가계대출은 총 22조원 늘었고, 특히 10∼11월 두 달간 14조원이나 불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400조7천억원으로 한 달 새 5조9천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11월 넉달간 2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액(20억7천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한 달 새 1조원 늘었다. 기타대출 증가 폭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8월(1조1천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은행의 기업 원화대출(잔액 677조8천억원)은 월간 증가 폭이 10월 7조2천억원에서 지난달 4조1천억원으로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 잔액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10월 특이요인이 사라지면서 8천억원 감소했다.
은행 수신(잔액 1천238조7천억원) 증가 폭은 7조3천억원에서 21조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대출이 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으로 결제성 자금이 대거 들어왔고, 11월 말일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대출 상환과 세금 납부가 이달 초로 연기된 영향이 컸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 규모는 21조8천억원에서 2조9천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시중통화량(M2)은 전달보다 0.8% 늘어난 2천49조8천억원이었다.
M2 증가율이 높을수록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은은 11월 중 M2 증가율이 10월보다 상승한 7% 후반대(전년 동기 대비)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