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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탱자나무

탱자나무

                                     /김주애



촘촘하게 가시를 품고

지나가는 바람도 걸러낼 것처럼

빈틈도 없어 보이는 탱자나무 속

참새 떼가 날아든다

그렇게 독하게 들이밀던 가시는 다 어디가고

저 느슨함이라니

제 집인 듯 폴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저 날개 좀 봐

짹짹거리는 소리 가시 끝에 매달고

감히 손도 뻗지 못하게 감싸안는다

아무도 도망가지 못하게 독을 품은

벽인가 했더니

저렇게 쉴 곳 많은 빈곳 투성이라니

-김주애 시집 『납작한 풍경』 (시와에세이, 2014)

 



 

지식인의 시대에 다소 허술한 시인의 시대가 교차되는 풍경이다. 사람들이 아는 만큼을 가시로 돋는 것은 어쩌면 마음 속에 나약함을 감추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우리의 날카로움은 어쩌면 무딘 감성의 가면(假面)은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지금 우리는 내 삶의 가시를 피해 내 품으로 들어올 새가 있는지, 노래가 있는지 탱자나무에 앉은 참새를 보며 헤아리게 된다. 시인은 탱자나무의 가시를 연민과 포용의 여유로 노래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돋은 가시가 노래를 담을 수 있도록 손을 내밀라고. /김윤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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