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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남당리

 

남당리

/이윤학

1.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났다.

여섯 시간마다 시내버스가

생선 냄새를 신고 읍으로 갔다.

익숙하게 잔잔한 천수만을

고동소리 내지 않고 떠나간 희망은

파장 같은 썰물에 키 큰 말뚝에 걸려

돌아오지 않았다.

선착장 주위를 몇 바퀴 돌다

썰물의 시야 밖으로 밀려나는 갈매기떼,

늦은 항해에 몇 번씩 기억이 있는

죽도의 대나무 숲이나 썰물이면 솟아나는

샘물을 이야기하며

궁색한 막걸리 잔에 별을 띄우는 사람들,

2.

늦은 귀가길, 발목에 엉키던 그물코

억센 바람을 안고 자주 쓰러졌다.

엎드려 들 을 수 있는 정확한 바다의 발음,

낮은 포복으로 기어드는 똥장게 같은 어둠 속으로

반달이 뜨는 날이면 바다에서 멀리

집들이 떨어져 나갔다.

3.

잠들지 못한 사람들이 바다를 이야기 한다.

푸른 기억 속에서 바다는 멀어져 가지만

가깝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는 걸 빼놓지 않으리라.

싱싱한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새떼나

대처에서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바다는 건망증이 심하다. 어제의 일을 기억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빠른 체념만이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살아남으면 언제라도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

/박병두 시인(수원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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