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총기사건으로 온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나에게는 같은 동료이며 선배인 故 이강석 경정의 죽음은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족에게는 아버지를 잃은 비극이며 경찰 조직에게는 큰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
70대 노인의 흉탄에 맞아 사망한 것은 사실 故 이강석 경정뿐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 경찰의 현실이며, 공권력의 추락과 무력함을 보여준다. 경찰생활을 하며 선배들에게 듣는 말은 ‘총기를 사용하면, 경찰관만 피해를 입는다’는 자조 섞인 말뿐이다. 총기를 든 범인에게 총기로 대응할 수 없는 경찰관이라니, 두 손을 꽁꽁 묶어 놓은 채 범인을 잡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맞는 경찰관, 욕먹는 경찰관’의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술취한 사람들과 씨름하는 사이에 정작 잡아야 할 범죄자들은 활개를 치고 국민의 안전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일반 국민의 인권에 대한 의식은 성숙한 반면 그에 따른 국민으로서 책임 의식은 아직 뒤따르지 못한 면이 있다.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마치 영웅시 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유과 책임은 긴장 관계에 있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균형을 잃는다면 둘다 무너져 버리고 만다.
개개인의 자유는 안전한 사회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광명경찰은 ‘불법 필벌, 합법 촉진’의 선진화된 법질서 확립을 위해 공정하고 엄격한 법집행을 하고 있으며, 공무집행 방해 사건 등 공권력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경찰관 개인에 대한 폭행이나 욕설은 단순한 경찰관 개인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공권력 전체에 대한 위협이며, 단순히 술에 취해 실수할 수 있다는 등의 온정주의는 사회전체의 안전을 깨트리는 구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 법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경찰관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 해야 한다. 공권력의 무력함은 바로 지금 우리에게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