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휴가를 내고 건축사무소 관계자와 골프모임을 가진 시 간부공무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 종합건설본부장 정모(3급)씨는 지난 24일 하루 휴가를 내고 경기도 안산의 한 골프장에서 건축사무소 관계자 등 3명과 골프를 쳤다.
이들 3명 중에는 종합건설본부가 공고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설계 공모에 응모한 컨소시엄의 관계자도 있었다.
골프 모임 3일 뒤인 27일 1차 심사위원회에서 이 컨소시엄은 9개 컨소시엄 중 1위를 기록, 다른 4개 컨소시엄과 함께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의 추정 공사비는 1천767억원, 추정 용역설계비는 65억원이다.
정 본부장이 설계 공모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 본부장과 컨소시엄 관계자의 골프 회동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시가 지난 14일 산하 기관에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4월 16∼27일) 공무원 근무 철저’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는 등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했는데도 정 본부장은 휴가를 내고 사업 관련자와 골프를 쳤다.
정 본부장은 “골프를 같이 친 사람 중에 컨소시엄 관계자가 포함됐는지는 며칠 뒤에야 알았다”며 “설계 공모에 응모한 컨소시엄만 9개고 컨소시엄마다 여러 업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본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알 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채점 등 심사의결권이 없다고 공고문에 적시될 정도로 심사에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설사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려 했다면 심사 3일 전에 골프를 치겠느냐”고 했다.
정 본부장은 “애초 고향에 가려고 휴가를 냈다가 지인이 골프 모임에 한 자리가 비었다고 갑자기 연락이 와 참석하게 됐다”며 “모임 주선자에게 골프비용 25만원도 현금으로 건넸다”고 밝혔다.
시 감사관실은 설계 용역 공모 절차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관실은 공직기강 확립 기간에 휴가를 내고 사업 관련자와 골프를 친 행위와 설계용역 공모 절차에 대한 적절성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현준기자 l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