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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헤이리마을에 옹기종기 모인 우리 옹기 ‘예술이네’

한향림옹기박물관을 가다

 

시골집에 온 듯 정겨운 느낌 물씬
기획전시 한 해 3차례 정도 열어

2011년부터 옹기장 특별전 진행
올해 ‘충정도 옹기와 옹기장’ 전시 중
원통형·직선형 등 차별화된 조형미


선사시대 이후 한국인의 삶과 수천년을 함께한 옹기는 한국의 대표적 식문화인 발효음식과 함께 다양한 계층의 생활문화 속에서 사용돼 왔다. 특히 옹기는 발효식품인 김치와 고추장, 된장 등을 만들고 저장하는 용기, 음식을 담아먹는 식기, 건축에 필요한 수직추, 먹줄통과 같은 도구, 그리고 물고기를 잡는 수렵도구 등 다양한 용도와 기능을 가진 물건들로 제작, 사용돼 왔다. 서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옹기는 야산에서 채취한 흙으로 빚어 단벌 소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경제적이며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백자, 청자와 달리 내·외부로 공기가 통해 내부의 공기를 신선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에 저장용기로 적합하다. 이처럼 옹기는 한국인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중국, 일본 옹기에 비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한국 옹기의 근·현대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주 헤이리마을의 한향림옹기박물관을 방문했다.

◇ 옹기 매력 담은 한향림옹기박물관

옹기는 쓰임새가 많지만 백자, 청자처럼 고급 용기로 대접받지 못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사라져가는 옹기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에서 한향림 관장은 한향림옹기박물관을 열었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위치한 한향림옹기박물관은 녹지가 우거진 배경에 층층이 쌓인 옹기가 어우러져 전시공간이라기보다는 정겨운 쉼터같은 느낌이다.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한 관장은 옹기의 매력에 빠져 1987년부터 30년 가까이 전국을 다니며 옹기를 수집했고, 그렇게 모인 옹기가 800여개에 달했다. 박물관을 짓기 위해 옹기를 수집한 그는 옹기를 전시하고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무엇보다 자연속에 있는 넓은 공간을 찾아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헤이리마을에 예술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접하고 2004년 파주에 갤러리를 마련했다. 이후 2009년 12월, 제1종 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돼 ‘한향림옹기박물관’으로 거듭나게 된다.

2층으로 된 396㎡(120평)규모의 전시실과 331㎡(200평)규모의 야외전시실을 갖춘 한향림옹기박물관은 흙빛 옹기들로 가득차 시골집에 와 있는 듯한 푸근한 느낌이다.

한향림옹기박물관은 옹기를 알릴 수 있는 기획전시를 한 해 3차례 정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 밖에 학교, 유치원으로 찾아가 옹기를 체험하는 ‘찾아가는 박물관’과 학생들이 직접 옹기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 발표하는 ‘길 위의 인문학’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충청도 옹기 소개하는 기획전

옹기는 지역별로 형태에 차이가 있다. 보통 일조량에 따라 입구와 몸통부분에 변형이 생긴다. 또한 옹기가 발달한 전라도 지역은 표면에 그림처럼 환을 친 옹기들이 두드러진다.

한향림 관장은 이처럼 지역별로 형태가 다른 옹기를 소개하고 맥이 끊겨가는 옹기장인의 계보를 잇기 위해 2011년부터 옹기장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경상도 옹기와 옹기장’을 시작으로 2013년 ‘전라도 옹기와 옹기장’, 그리고 올해는 그 세 번째 기획전으로 ‘충청도 옹기와 옹기장’ 전시를 선보인다.

충청도옹기는 수도권과 인접해 있으면서 서해안을 끼고 내륙으로 연결된 지형적 특성상 형태적으로는 서울, 경기지역과 비슷해 배부분이 원만하게 부르고 위, 아래 입지름의 비율이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젓갈을 저장한 대형젓갈독부터 소형젓갈독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대부분의 옹기가 풍만한 곡선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원통형과 역삼각형 등의 직선형이 많아 차별화된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옹기는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 있는 ‘갈산토기’에서 제작한 것으로, 갈산토기는 선대로부터 내려온 가업을 계승해 전통적 생산방식과 현대적 생산방식을 병행해 가며 충청도 옹기의 전통을 이어 오는 대표적 옹기공방이다.

전시는 ‘갈산토기’의 방춘웅 옹기장(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38-1호)과 전수자인 방유준, 생산 및 운영을 맡고 있는 방유정 씨의 옹기를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10월 4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한향림옹기박물관은 앞으로 각각 경기도 옹기장과 제주도 옹기장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민경화기자 mkh@

 

 

 



“옹기 아름다움과 문화적가치 널리 알리고파”

한향림 관장

옹기 매력에 빠져 전국 다니며 수집

30여년간 800여점…다양한 전시 기획

“많은 사람들이 옹기에 대해 알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문화 만들고 싶어요.”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에 위치한 한향림옹기박물관을 10여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향림관장은 옹기에 대한 애정을 이같이 드러냈다.

대학에서 현대도자기를 전공한 한 관장은 졸업 후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한국도자기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왔다.

청자, 백자 등 우리 도자기에 대한 아름다움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옹기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한 관장은 도예 예술가로서 옹기를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발효음식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옹기가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지만 귀한 그릇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옹기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박물관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관장은 전국을 다니며 옹기를 수집했고 조선시대 후기의 병아리 물병을 비롯해 벌통, 간수통 등 역사적가치가 있는 옹기 총 800여점을 모았다.

그는 “적게는 몇만원부터 많게는 몇백만원짜리 옹기를 끊임없이 사들이다 보니 어느새 강남의 빌딩 한 채를 살수 있을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며 “오로지 옹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2009년 한향림옹기박물관이 제1종 등록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된 이후 한 관장은 옹기장 특별전을 비롯해 ‘옛 옹기의 자취를 찾아서’, ‘옹기 그림을 만나다’ 등 옹기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또 올해부터는 옹기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옹기 작가와 관람객들이 직접 만나 토론하는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향림 관장은 “한향림옹기박물관이 많은 사람들이 옹기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알 수 있도록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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