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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가끔은 쉬어가자-잠깐 멈추고 나를 기다리는 시간 ‘방학’

 

아이들, 방학해도 빡빡한 일정 때문에 제대로 못 쉬어

일정 벗어나 관계, 배려, 공감능력 키우게 도와줘야

휴식 통해 진정한 행복 고민하는 시간 갖게 해줬으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릴 때 가끔 멈춰 기다린다고 했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 자기 영혼을 기다린단다.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다보면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니 멈추어 뒤돌아보며 숨을 고른다. 언제라도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상 과제로 생각하는 현대인에게 따끔한 일깨움이다 .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올해는 메르스의 여파로 더더욱 짧지만 그래도 빡빡한 일정에 지친 아이들에게는 숨구멍과도 같은 기간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이 짧은 기간도 참지 못한다. 또다시 빡빡한 일정을 세워 아이들이 달리기를 바란다.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달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른들이 갖고 있는 이유 없는 불안이다.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해야 안도감이 생긴다. 자기 위로다.

이번 여름방학은 놓아주는 것은 어떨까. 천천히 걷거나 어느 숲 속에 들어가 그저 가만히 있어도 좋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아이 마음대로 한다면 또 어떠랴.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시간은 참 당황스럽다. 이렇게 지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친구들과 땀범벅 되어 뒹굴다가 저물녘에 들어와도 아무 말하지 말자. 온 몸으로 익히다 보면 아이들은 몸이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잠자는 뇌가 꿈틀거린다. 심장이 뛴다. 이런 경험은 아이를 살아나게 한다.

딸아이가 잠깐 외국에서 공부했었다. 여름방학이면 캠프를 가거나 혼자서 친구 집에 돌아 다녔다. 6월 초면 새로운 여행 계획을 세우느라 흥분했다. 미시시피 강에서 보트를 타다가 깜빡 잠이 들어 친구와 함께 낄낄대며 4시간이나 되는 길을 거슬러 올라가야했던 일도, 목장에서 지내던 아이가 어느 날은 대도시 한 복판에서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유엔 사무총장 사무실에 들어가 사인 받은 일은 겁 없는 10대이기에 가능했고, 시골 공항에서 만난 한글 안내판에는 애국심이 시큰하게 올라오기도 했다고 한다.

9월이 되어 다시 학교에 가면 아이는 되살아난 뇌를 이용해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했다. 딸아이는 친구들보다 1, 2년 늦게 사회에 나갔다.

그런데도 아이는 너무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10대라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내닫기를 강요당하는 아이들은 결코 행복할 것 같지 않다. 이번 방학 기간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친구들과 어울려 ‘관계’를 배우고 ‘배려’를 익히고 자연 속에서 ‘공감 능력’도 키우자. 아이들은 책상 앞에 있을 때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 아이들은 행복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잠시 짬을 주고 어른들도 함께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기간이 되면 좋겠다.

김덕년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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