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이번 메르스 상황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방역활동에 동참을 통해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메르스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 대처방안을 마련하면서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바로 의사소통이다.
본원의 입원 또는 내원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자들로 메르스에 취약한 고위험군이고 매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공공의료기관들과 다름없이 본원은 낮은 간호인력등급으로 운영돼 의료진이 메르스로 인해 격리조치가 된다면 간호 및 진료인력 부족으로 산재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첫 메르스 환자 발생시는 국내 첫 유입환자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었고, 첫 환자의 접촉자들이 여러 병원을 경유했다는 정황이 전해지면서 본원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했다. 감염관리실 주도로 우선적으로 5월29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영상의학실, 진단검사의학실에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고 응급실 내원하는 모든 환자 및 보호자 또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병원장으로서 6월 1일 월요일 각 부서장 및 병동 수간호사들을 소집해 1차 메르스 대책회의를 개최했고, 각 부서가 해야할 일들과 병원내부의 위기단계를 5단계로 설정하고 위기단계별 프로세스 논의를 했다.
무엇보다 직원 그리고 환자 및 보호자(간병인 포함)에게 빠른 정보전달이 중요함을 1차 대책회의를 통해 함께 인식할 수 있었다. 정보공유의 첫 번째는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었다. 1차 대책회의와 동시에 안내문을 통한 홍보와 용역직원을 포함한 전부서 메르스 교육을 실시했고, 매일 오전 10시경 직원들에게 메르스 국내현황과 필수 공지사항 및 지침들을 사내 메신저로 공유했다.
두 번째는 환자 및 보호자(간병인 포함)와의 의사소통이었다. 입원 환자 보호를 위해 6월 1일부터 환자면회 및 장기환자의 외출, 외박을 금지했고, 동시에 메르스 안내방송을 시작해 면회금지, 손위생, 환경청소 등에 대해 하루 두 번씩 고지했다. 원내방송으로 공포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장기입원환자 및 간병인들이 다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메르스 안내방송으로 지속적인 리마인드를 통해 환자 및 간병인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특히 보호자를 포함한 상주 간병인 비율이 70~80%인 병원의 특성상 간병인들의 협조가 중요했다. 상주 간병인들이 주말마다 대체간병으로 교대하고 있던 터라 외부와의 접촉기회를 통제할 필요가 있었다. 6월 2일에는 간병인 집체 교육을 통해 주의사항을 공지했고 당분간 환자 전담간병인 1인 유지체제로 관리했다.
정보공유의 마지막은 근로복지공단 의료사업본부와 소속병원들과의 의사소통이었다. 근로복지공단 의료사업본부 및 9개 소속병원의 네트워크를 통해 본원의 메르스 대처 상황들과 정보들을 신속하게 공유했다. 또, 정보공유와 더불어 중요한 방역활동을 추진했다. 인력과 자원의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속하게 선별진료실을 설치하고 6월 8일부터는 단순 안내문 홍보를 넘어 방문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방역활동을 시작했다. 본관, 신관 출입구 2곳을 제외한 전 출입구 폐쇄하고, 발열환자 체크 및 손소독 등의 방역활동이 먼저 간부들의 솔선수범으로 시작됐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은 병원경영자 입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
본원에서 그동안 메르스 상황을 대처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인력 및 자원 부족으로 선별진료실 전담인력 구성, 예비병상 확보 등의 선제적인 방역활동을 지원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본원을 포함한 공공의료기관은 대학병원에 비해 감염관리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풍부한 인력과 자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병원 내 감염관리 전문가를 지원하고 병원 내 감염활동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다. 감염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더불어 정부에서 감염관리수가 등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병원들이 감염관리에 있어 더욱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국민건강보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음으로 동참해준 직원들 그리고 불편을 감수하고 따라준 환자들과 보호자 및 간병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