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덥다. 가벼운 내용을 택해봤다. 현대는 과학의 시대라서 그런지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드먼 교수는 행운에 대해서도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세상에는 남들보다 운이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행운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학습이 가능한 사고(思考)·태도·행동의 산물이기 때문에 노력해서 바꾸는 것도 가능하고 한다. 실제로 그는 ‘자기 스스로 나는 운이 좋다’는 사람들과 ‘나는 운이 나쁘다’는 사람들 중 18세에서 84세까지의 사람들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과 인터뷰 등을 통해 연구하기도 했다.
행운이 잘 따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을 촬영하고 대화를 녹음해서 분석해봤더니 첫째로 행운인(幸運人)은 신체 언어구사(body language)를 잘하고, 자주 웃으며, 상대방과 눈을 잘 맞추면서 대화하고, 삶의 태도가 느긋했으며, 새로운 경험에 대해 개방적이고, 부분적이기보다는 사물 전체에 더 관심을 갖더라고 했다. 둘째로 행운인은 늘 예감능력을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잘 내릴 뿐만 아니라 명상이나 기도 같은 활동을 통하여 한층 더 예리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더란다. 셋째로 행운인은 늘 행운을 예상하면서 삶이란 살만한 것이라고 믿으며 낙천적으로 생각하는데 대하여 불운한 사람들은 과거의 불행했던 일들을 더 많이 회상하더라고 했다. 넷째 행운인은 나쁜 일이 생겨도 심리적인 기법을 동원해서 불운을 행운으로 바꿔 생각한다. 예컨대 ‘넘어져서 다리를 다쳐도 허리를 다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위와 같은 행운의 원칙 4가지를 발견한 와이츠먼 교수는 이들 4가지 사이에는 일정한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고 했다. 따라서 행운의 4원칙을 습득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천재지변을 당하거나 복권에 당첨되는 것 같이 ‘완벽한 우연’은 사람이 어쩔 수 없지만,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되려면 행운을 감당할 준비가 어느 정도 돼있는 사람이라야 행운인으로 서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불운 그 자체를 자기의 운명이라고 체념하는 사람들은 아직 행운인이 될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행운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칼’은 “준비가 기회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 행운이다”라고 했다. 무엇을 해볼 것인가? 와이즈먼 교수는 다음을 권한다. ▲일상 습관에서 벗어나라 ▲안 먹어본 음식도 먹어봐라 ▲TV에서 사극이나 뉴스만 본다면 가요프로도 보고, 개그프로도 보라 ▲하루 동안 생긴 좋은 일들을 일기에 적어봐라 ▲아무리 작은 행운이라도 적어라 ▲100원짜리 동전을 주었더라도 적어라. 천금도 그 시작은 한 푼부터라고 했다. 와이즈먼 교수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신문을 나눠주고 신문에 실린 사진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라고 했다. 그 결과 행운의 사람들은 몇 초도 걸리지 않았는데 비해 불운한 사람들은 약 2분이 걸렸다고 한다. 실제로 보여준 신문 다음 페이지에는 “그만 세어도 됩니다. 이 신문에는 사진이 43장 실렸습니다.”라는 반 페이지 크기의 안내문을 실었다. 그러나 행운인들은 그것을 보았는데 불운한 사람들은 못 봤다고 한다. 왜일까? 실제로 심리테스트를 해보니 행운이 잘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긴장감·불안감의 정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리 좋은 기회가 찾아 와도, 내게 그런 행운이 올 리가 있나, 하고 그냥 체념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불행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불행했던 순간들을 반추하기 때문에 행운이나 불행이 닥쳐왔을 때도 자기 충족예언, 즉 불행에 대한 예감이 들어맞는 게 입증되더라는 것이다. 행운의 원칙 4가지를 발견한 와이츠먼 교수는 불운한 사람들 120명을 모집해서 행운학교(Luck School)를 열고, 한 달 동안 4가지 원칙을 가르쳤다. 그리고 졸업할 때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80%가 운이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졸업 1~2년 후 다시 물어보니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는 응답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