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열심히 외운 옛 시 중에 머루와 다래를 먹으며 청산에 살겠다는 시가 기억난다. “살어리 살어리랐다/청산에 살어리랐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랐다/얄리 얄리 얄랑성 얄라리 얄라…”
내가 살고 있는 동두천 두레마을 뒷산에는 머루와 다래가 유난스레 많다. 특히 다래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다래나무 산’이라 불러도 될 만큼 다래나무가 지천에 널려 있다. 다래나무 틈 사이로는 머루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산 정상엔 둥굴레 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둥굴레 풀로 말하자면 아마 전국에 가장 넓은 자생밭이라 여겨진다.
산 중턱에는 야생 도라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도라지 꽃이 몇 포기씩 피어 있을 때는 그냥 소박한 맛을 느낄 정도이지만 수백평에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도라지는 특별한 약초이다. 요즘 경각심을 이루게 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피해를 막아주는 데는 도라지가 유일한 약초라 한다.
두레수도원과 두레교회, 숲속창의력학교와 두레자연마을이 터를 잡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숲에는 온갖 나무와 풀, 곤충과 새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나무들 중에 야생 뽕나무와 복숭아 나무가 많다. 뽕나무는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보배이다. 두레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500만평에 이르는 산에는 잣나무가 특히 많다. 잣나무가 주는 혜택이 만만치 않다.
가을부터 두레마을에서는 숲 속에 새집달기 사업을 펼치려 한다. 1천여개의 새집을 숲 속 나무들의 가지에 달아주고 철 따라 모이도 넣어주며 정성들여 관리하여 산과 마을을 산새들의 낙원이 되게 하고 마을을 새-마을로 가꾸려 한다. 숲을 잘 가꾸고 숲 속에 온갖 새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고 머루, 다래, 도라지, 둥굴레 풀이 풍성한 모습으로 자라게 하면 그 자체가 세계에서 뽐낼 수 있는 자원이 되고 자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