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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큰 잔치, 馬처럼 누비고 누리자

 

올해 명칭 바꾼 과천축제, 말 관련 공연 다채
매지컬 ‘영웅 레클레스’ 누리마공연장서 ‘포문’
유인촌 열연 음악작 ‘홀스또메르’도 기대만발

시민공연단 대거 참여 갈고 닦은 솜씨 자랑
봉산탈춤 등 문화전승 공연까지 ‘볼거리 풍성


과천누리馬축제 오는 17일 팡파르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지만 아침저녁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낮에도 그늘로 들어가면 약간은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파란하늘은 끝 간 데 없이 높고 광활한 벌판은 곡식이 익어가는 소리에 농심이 가만히 미소 짓는다. 산야의 나무들은 여전히 그 푸름을 뽐내고 있지만 잎새 끝에는 가을의 전령사가 사뿐히 내려앉았고 산골의 바지런 떠는 남정네들은 겨울철을 대비한 땔감 준비에 손길이 바삐 돌아간다. 거리예술로 초대하는 제19회 과천누리마(馬) 축제는 딱 이맘 때 찾아와 과천시민들의 품에 안긴다. 올해부터 명칭을 바꾼 축제는 온갖 장르의 공연을 질펀하게 깔아놓아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안긴다는 당찬 포부가 축제 밑바닥에 깔려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알아챘겠지만 타이틀이 말해주듯 말과 관련된 공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올해 누리마축제의 특징이다.

시민공연단이 대거 참여해 축제를 함께 이끈다는 것도 예년과 차별화된 전략 중 하나다.

올해 9월 17~20일 나흘간 열리는 축제의 개막은 매지컬 ‘영웅 레클레스’가 연다.

경주마로 활약하다 군마로 투입돼 한국전쟁 당시 탄약통을 등에 지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수백차례 보급을 수행한 공로로 미국 100대 영웅으로 선정된 ‘레클레스’의 이야기다.

영화가 아닌 무대에서 그 장엄한 장면을 어떻게 보여줄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17·18일 오후 7시30분 누리마공연장)

기획초청공연은 톨스토이의 ‘어느 말 이야기’를 각색해 음악극으로 내놓은 ‘홀스또메르’를 준비했다.

TV에서 좀체 모습을 볼 수 없는 유인촌이 경주마 ‘홀스또메르’ 역할을 맡아 한때 촉망받았으나 은퇴 후 쓸쓸한 삶과 병들어 죽어가는 과정을 열연한다. 죽음을 앞둔 한 거세마의 회상으로 시작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공연은 말에 관한 이야기나 막이 내리면 우리네 인생의 삶으로 다가선다.(19일 오후 7시 청사마당)

기획제작공연인 ‘달려라 똥말’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주마로 뛰었으나 한국 경마 최다연패 기록을 보유한 ‘차밍걸’을 극단 ‘향을 싼 종이’의 김소정 대표가 연출한 가족극이다.
 

 

 


양동이, 빗자루 등의 오브제들이 말로 변신해 극을 이끌어 나간다는 점이 참신하고 재미있다.

관객들이 말달리는 소리와 대사를 하는 것도 특이한 이 작품은 타인의 다른 점도 인정하자는 의미가 작품 속에 녹아있다.(17·18일 오후 6시 시민회관 야외마당. 20일 오후 2시 청사마당)

자유마당과 청사마당 등에서 펼쳐지는 국내초청작은 ‘날다 서커스’ 등 8개 작품이다.

이 공연은 공중에서 그네를 타는 여인과 밧줄을 타는 남자의 달콤한 사랑을 그렸고 ‘스페셜 모던발레 갈라’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느끼는 기존 발레에 비해 라틴계열 음에 맞춰 춤추는 발레가 경쾌하다.

‘내꺼야’는 순이와 경주마 아침해의 우정이야기를 연극으로 엮었고 마상무예는 말을 타고 화살을 과녁에 맞히고 서로가 창검술을 겨루는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연극 ‘달과 아이들’은 달을 쫓는 사령과 달을 찾는 아이들의 좌충우돌 모험이야기를 연출했고 ‘바디쉐도우’는 사람의 손과 몸으로 동물 등 갖가지 모양을 표현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평강공주의 보물 1호 거울을 훔친 시녀가 산속의 야생소년을 만나 사랑에 눈 뜬다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각종 악기와 음향효과까지 더한 아카펠라 뮤지컬이다.

자유참가작은 비눗방울을 이용해 갖가지 모양을 보여주는 버블쇼 ‘경상도 쇼’와 공중부양을 하는 ‘상상발전소’ 등 9개 작품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특별초청공연은 ‘방귀놀이 며느리 이야기’와 피리연주 등이 동참했고 자매도시인 예산군, 통영시, 장선군 등은 보부상놀이, 부채춤, 승전무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초청단체론 이젠, 시나위, 로맨틱펀치, 과천시립교향악단, 시립여성합창단이 록, 재즈, 로큰롤과 아름다운 목소리에 실린 합창을 들려준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 동아리 13개 팀은 무용, 기타, 색소폰, 하모니카 등을 선보여 자신들이 평소 닦은 솜씨를 무대에서 마음껏 자랑한다.

이밖에도 관내 초중고생들이 풍물놀이와 댄스, 단소합주, 웃음운동으로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누리마축제는 푸짐하게 차려놓은 잔칫상도 부족하다 여겨 봉산탈춤, 줄타기, 무동답교놀이, 경기소리 등 문화전승 공연도 한 자락 깔아 푸짐한 한바탕 큰 잔치를 펼쳐놓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폐막식 행사다.

정조대왕 어가행렬과 무동답교놀이, 나무꾼놀이가 선두에 앞선 가운데 그 뒤를 공연 팀과 6개동 주민들이 차량통행이 차단된 중앙로 1.2㎞를 행진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이들은 청사마당으로 모이고 밤이 무르익어갈 즈음엔 타악그룹의 ‘들소리’가 북과 장구, 드럼으로 신명을 돋우고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에 무지개 색깔을 아로새긴다.

/과천=김진수기자 kjs@



 

“말 콘텐츠 다양화 초점 시민화합 일조 기대감”

위성신 축제 감독


“말 문화 콘텐츠는 다른 축제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공연으로, 시민들이 즐거워할 것이다. 말 외에도 가족들이 볼 수 있는 건강한 공연과 각종 프로그램, 시민참여 행사도 많아 시민화합에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천과 첫 인연을 맺은 위성신(52) 예술감독은 누리마축제의 성공가능성을 점쳤다.

그의 역량은 지난 2002년 월드컵전야제 총연출과 한류콘서트 제1회 민족춤제전 기획과 늙은 부부이야기,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명, 염쟁이 유씨 등 100여 작품을 통해 입증을 받았다.

이번 축제의 가장 주력한 부문에 대해 위 감독은 “말 콘텐츠의 다양화에 초점을 두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개발에 노력했다”며 가장 주목받을 작품으론 레클레스와 달려라 똥말, 홀스또메르를 꼽았다.

그는 작품들의 섭외기준을 “작품 질의 다양화에 주력했다”며 “특히 과천 관내 공연단체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전승과 전통 프로그램과 자매도시 참여의 배치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거리예술 수준에 대한 물음엔 “국내 10개 도시가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계적인 수준엔 못 미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젊은 계층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외국작품을 보면서 작품 질도 높아졌다”고 부언했다.

내년에도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형식의 축제 개발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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