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년 선후배 사이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남춘(새정연, 인천 남동구갑) 의원이 21일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였다.
유 시장은 박 의원의 제물포고 1년 선배로 행정고시 합격 기수(23회)도 한 기수 빠르지만 국감에서는 피감기관 기관장으로서 야당 국회의원의 날선 지적을 받아냈다.
공방의 시작은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이관 문제였다.
박 의원은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 연장 대가로 매립지 면허권·소유권과 매립지관리공사를 양도받기로 한 합의에 대해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효과에 대한 명확한 검토 후에 합의해야지, 명확한 근거도 없는 수치상의 홍보는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유 시장은 이에 대해 “공사 적자 문제는 반입수수료를 현실화하고 수도권 3개 시·도 분담금을 조정하면 해결가능하다”며 “인천이 타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면서도 권한을 행사할 수 없던 기형적인 상황을 종식하고 매립지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한 것이 이번 합의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유 시장은 이어 자신의 업무추진비를 문제 삼은 박 의원을 질타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3일 보도자료에서 “유 시장이 취임 후 1년간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1억6천161만원으로 전임 시장보다 약 60% 늘어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시장은 업무추진비 중 시책추진비를 고려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기관운영비만 계산한 결과라는 새누리당 의원 주장에 동조하면서 “작년 아시안게임 개최 등 수많은 국제행사가 있었지만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전임 시장보다 훨씬 덜 썼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업무추진비는 행정자치부 지침과 시의회 감시가 있기 때문에 전임 시장보다 갑자기 많은 액수를 사용할 수도 없다”며 “박 의원은 ‘업무추진비 펑펑 썼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해야 한다”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이에 박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은 “업무추진비 중 기관운영비는 단체장이 자의적으로 낭비할 수 있기 때문에 행자부도 여러 항목 중 유일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하는 것이고 나도 그런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의 보충질의 기회까지 빌려가며, 3차례나 추가 질의할 정도로 공세를 이어갔다.
유 시장도 제한 답변시간을 모두 소진하며 박 의원의 공격에 응수했다.
양측 공방은 점심시간을 넘기면서까지 계속되다가 오후 2시 예정된 인천경찰청 국감 일정으로 낮 12시 40분에 마무리됐다.
/한은주기자 h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