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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 전달” VS “시청 진입은 안돼” 인천시민단체-시청 직원 34분간 실랑이

23일 오전 11시 5분 인천시청 입구에서 주민·시민단체와 시청 직원이 뒤엉켜 혼전이 빚어졌다.

소란의 주범은 ‘5개의 쓰레기봉투’였고, ‘전달식’이라는 명분을 담았다.

앞서 시청 계단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기한 명시’와 ‘공사 이관 반대’, 두 사안에 대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회견의 요점은 “3-1공구 공유수면 매립 실시 계획 승인은 절대 안 된다”는 주장과 “중앙이 해결하지 못한 매립지공사 적자를 인천이 감당하겠다는 건 억지”라는 지적이었다.

이에 시 수도권매립지인수추진단 김영준 단장은 “대책위 중에 환경단체는 하나도 없다. 환경정책에 문제가 된다면 왜 환경단체가 나서지 않겠느냐”며 “지금보다 더 좋은 방안을 가져와달라. 없다면 대안 없는 정치 논쟁은 그만하자”고 푸념했다. 회견 당시 바닥에는 2개의 봉투에서 쏟아낸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주민·시민단체들이 봉투에 쓰레기를 쓸어 넣더니 지체 없이 시청으로 향했다.

회견 전부터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시 직원들과 경찰들이 조심스럽게 몸으로 막아섰다.

쓰레기봉투를 손에 든 주민이 “유 시장에게 봉투만 전달하겠다”고 소리쳤다.

그 시각 유정복 시장은 이미 다른 일정을 이유로 시청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주민이 “시장실에 봉투만 두고 나오겠다. 들어가는 것도 막느냐”며 “시가 주민을 위해 하는 일이 출입 봉쇄냐”고 저항했다.

‘들어가려는 자’와 ‘막아서는 이’의 몸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한사코 몸으로 밀어내는 시 직원들을 향해 시민단체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거면 관계자가 나와서 봉투 받아가라”고 내질렀다.

주민들은 ‘공청회 한번 안하는 시’와 ‘주민 의견 무시하는 불통 시장’을 불렀다. 그렇게, 인천단체와 시 사이의 언쟁은 ‘34분’ 동안 쉼 없이 계속됐다.

시청 직원들이 대책위를 다독였다. “우리가 전해드리겠다”며 간청했다.

고심 끝에 시민단체가 나서 “입구에 쓰레기봉투를 두고 가자”고 제안했다.

결국, 5개의 쓰레기봉투는 ‘수신 유정복 시장께’라는 쪽지를 붙인 채 시청 입구에서 갈 곳을 기다렸다. 흐린 하늘의 오후 3시 시청 입구의 ‘쓰레기봉투 5개’는 보이지 않았다.

/한은주기자 h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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