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복 운전, 묻지마 폭행, 층간소음 살인 등 화를 조절하지 못해 일어난 범죄가 급증하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5년 4월에 발표된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조사 결과에서 한국인의 50%가 분노조절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에만 존재하는 신경증인 화병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화’는 한국 사회를 읽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2015년 ‘중국 건강 분야 10대 인물’로 선정된 중의사 하오완산은 반세기 넘게 임상하면서 환자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현상을 연구했다.
그 결과 암, 고혈압, 당뇨병, 소화기계통 궤양, 피부병, 불임, 성기능 장애, 우울증 등 인간을 괴롭히는 병의 원인은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 탓으로, 감정만 잘 다스려도 많은 질병을 피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화를 다스려야 병이 없다’는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감정인 화를 통제해 병 없이 오래 사는 법에 대한 저자의 연구 결과와 깨달음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최상의 비법은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감정이 격해지거나 오랜 시간 부정적 감정에 노출되면 병이 찾아오게 된다.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입맛이 뚝 떨어지고 음식물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식도나 위, 대장, 소장에 해를 미쳐 몸이 크게 상할 수밖에 없다.
책에는 저자의 진료 경험 사례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오장육부를 해치거나 피부병·정신질환을 일으킨 이야기, 산후 조리 중 무심코 낸 화가 원인 모를 통증을 불러와 여생을 고통받게 한 일, 우울증·불안장애로 삶이 불행해진 환자들의 사례 등 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화가 인체의 평형상태를 깨뜨리고 질병을 부르는 복잡한 원리가 매우 쉽고 명쾌하게 서술돼 있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복부 안마법, 피부병을 호전시키고 통증을 잡아내는 비법, 마음을 다스리는 8가지 방법, 음양오행의 순리에 따라 건강하게 사는 법 등 각종 질병을 다스리기 위해 일상에서 따라할 수 있는 건강법도 나와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어려운 중의학 이론을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삼초’, ‘담탁’ 등 전문용어도 현대적인 용어와 비유를 더해 중의학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 도가, 유가, 불가, 의학자, 양생가 등 성인(聖人)들의 말씀과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徑)’의 중요한 이론을 두루 실어 수천 년을 내려오는 고대의 건강 철학을 알 수 있다.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해도 매일 근심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불안한 세계 경제 속에서 긴장과 초조, 분노는 현대인의 ‘절친’과 다름없고 부정적인 감정은 그림자처럼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병은 스스로 죽이지 않으면 결코 죽지 않는다. 건강한 심신, 행복한 인생의 열쇠는 감정 조절에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건강법을 실천하면 당신의 건강 상태는 바뀔 것이고 운과 인생도 따라서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