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코미디
감독 : 석민우
출연 : 오달수/윤제문/이경영/진경
대배우를 꿈꾸며 대학로를 20년간 지켜온 무명배우 성필(오달수)은 자신의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왔지만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 역할로 대사 한마디 없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전부다.
그런 그에게 대한민국 대표감독 깐느박(이경영)의 새영화 ‘악마의 피’에 출연할 배우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성필은 혼신의 힘을 다해 오디션에 임하지만 그의 스크린 데뷔는 순탄치만은 않다.
한편 성필과 극단 생활을 함께했던 설강식(윤제문)은 국민배우로 승승장구하지만, 과거를 후회하고 그리워하며 남모를 고민을 안고 있다. ‘악마의 피’에 캐스팅된 그는 우연히 성필과 만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영화 ‘대배우’는 성필과 강식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는 한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극의 무게를 더한다.
영화는 ‘박쥐’(2009), ‘친절한 금자씨’(2005), ‘올드보이’(2003) 등의 작품을 통해 오랫동안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거친 석민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박쥐’ 조감독 시절 배역을 간절히 원했던 배우와 했던 한 통의 전화로 영화를 구상했다는 석민우 감독은 “‘대배우’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대배우들의 명연기가 있는 따뜻한 휴먼 공감 코미디다.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에서 시작됐지만, 꿈을 향해 전진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때론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대배우’라는 제목처럼 충무로의 실력파 배우들의 출연으로도 주목을 끈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2002)로 데뷔해 60편이 넘는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온 배우 오달수가 첫 단독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20년째 파트라슈 역할로 연극무대를 지키는 ‘성필’로 분한 오달수는 배우를 향한 절실함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냈다는 평. “석민우 감독이 저를 놓고 시나리오를 쓴 것 같다”고 전한 오달수는 진정성있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연극으로 시작해 스크린으로 진출한 자신의 이야기와 꼭 닮은 시나리오에 반해 ‘대배우’를 선택하게 됐다는 윤제문은 국민배우 ‘설강식’으로 분해 까칠하지만 후배 ‘성필’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 따뜻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경영은 극 중 박찬욱 감독을 연상시키는 ‘깐느박’으로 분해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박찬욱 감독과 ‘삼인조’(1997)로 함께 작업했던 적이 있었던 이경영은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박 감독의 습관이나 말투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왔다.
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온 석민우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며 완성도 있는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후문. 그 동안 근엄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경영은 ‘대배우’를 통해 코믹하고도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