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의 습격에도 국내 중대형 가구업체들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사무·부엌용 가구업체 가운데 상위 10곳의 매출(개별 재무제표 기준)은 약 3조7천75억원으로 2014년보다 18.5%(5천780억원) 늘었다.
업계 1위 한샘의 경우 지난해 1조6천310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사이 28.9% 급성장했고, 현대리바트(6천957억원)와 에넥스(3천30억원), 퍼시스(2천436억원), 선창아이티에스(2천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매출 ‘1천억 클럽’은 까사미아와 퍼시스 계열 시디즈를 포함해 모두 12곳으로 2013년 9곳, 2014년 10곳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가 바닥을 찍고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는데다 혁신도시 건설 등으로 가구 수요가 늘어난 점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가구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이케아 진출로 인한 ‘메기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 가구보다 더 큰 시장을 차지했던 중소 비브랜드 가구업체들의 경우 브랜드 가구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이케아에 시장을 빼앗기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샘이 대형 플래그샵을 내고 시장 진출에 나선 수원지역 한 중소 가구업체 대표는 “대기업이야 값도 조정할 수 있고 플래그십 매장을 만들거나 소품도 팔면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영세업체는 이런 대응이 불가능하다”면서 “지역 업체와의 상생은 커녕 고사작전이 도를 넘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 진출 이후 광명·포천·의왕·수원 등 수도권 가구단지 매출이 30∼50%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과거 비브랜드 시장과 브랜드 시장이 7대3 정도였다면 요즘은 6대4 정도, 대기업 진출 도시의 경우 5대5 정도까지 격차가 줄었을 것”이라며 “브랜드와 비브랜드 업체간 양극화도 심해진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