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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웃음 띈 사진속 아이들 “이젠 안전한 사회가 됐나요?”

“나는 살고 싶은데… 진짜 무섭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 나는 하고 싶은게 많은데”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안산 설치 정부합동분향소
학생·젊은 부부·연인·단체
끊임없이 잇는 조문객 행렬

“다시는 없어야할 일” 눈시울

“나는 꿈이 있는데. 나는 살고 싶은데... 진짜 무섭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 나는 하고 싶은게 많은데”

안산 화랑유원지내 위치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분향소 한켠에는 노란색 바탕의 천에 실사된 아이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침몰해 가는 배안에서 찍은 사진들. 사진속 얼굴들에선 두려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들. 기울어져가는 배에서 창문쪽에 매달려 있는 모습들.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글을 남긴 아이들도 있었다.

그 중 한 글귀.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 난 살고 싶습니다. 나는 하고 싶은게 많은데.”

사진들 밑에는 성역없는 수사, 철저한 진상 규명, 가족이 참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제20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13일. 살아 있으면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을 수도 있는 이날,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너무나 아픈 기억이라 조문객이 뜸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조문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삼삼오오 친구들을 만나러 오듯 온 학생들. 갓난 아이를 안고 찾아온 젊은 부부. 연인. 단체.

분향소 안에는 여전히 환한 웃음을 띄고 있는 아이들이 사진 속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 앞에는 국화꽃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조문객들은 사진속의 얼굴들을 한명 한명 바라보며 천천히 그 앞을 지나갔다.

한 젊은 여성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었다. 조용히 손수건을 눈에 가져가는 중년의 부인도 눈에 띄었다.

안산에 살면서도 생업에 쫓겨 이제서야 두 자녀, 아내와 함께 찾아왔다는 김경용(39·남)씨.

투표하고 조문을 왔다는 김씨는 “분향소에 와서 아이들 사진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아이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향소를 나오는 길. 그 앞에는 희생자들이 새로운 의미로 부활하고 기억되기를 바라며 한 작가가 기증한 거대한 검은 연꽃이 숨을 쉬듯 피었다 지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한편 세월호 참사의 힘든 기억은 몇몇의 남은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차분하고도 조용한’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은 아직도 절대적인 필수요소다.

신정식 4·16트라우마 회복지원팀장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는 반면 10여명의 학생이 당시의 기억이 생활속에서 재현될 때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전화나 상담을 통한 심리 치료도 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많은’ 관심 보다는 ‘적절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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