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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렬



뿔 맞대고 씩씩거리는 황소를 보면

나도 저처럼 싸우고 싶어 못 견디다가도

크게 다칠까 보아

멀리 피해버린다



풀을 뜯는 황소가 웬 힘이 그리 센가?



풀잎처럼 유순한 황소가 왜 성나 있는가?



성글성들하던 눈망울이 왜 저리 실핏줄 벌건가?



황소는, 황소는 왜 자신을 드러내는가?



왜 나는 늘 엉덩이를 뒤로 빼는가?



황소에게는 뿔이 있고

나에겐 뿔이 없어서다

단순히 그 차이다

뿔, 자신을 드러내는 간절한 언어



- 김광렬 시집 ‘모래 마을에서’ /푸른사상(2016)

 

 

 

가끔 내게도 붉은 뿔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시인도 황소처럼 치받고 싶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아귀가 맞지 않는 바퀴처럼 기분 나쁜 정치꾼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불법과 거짓말과 사기가 바이러스처럼 세상을 어지럽히는 현상들, 사람들은 모두 화가 나 있다. 잠깐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 보복운전 하는 사람들, 돈 때문에 생명을 죽이는 사람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폭주하고 싶은 심정이다. 황소가 힘세다고 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만큼 힘이 셀까? 그렇지만 시인은, 여린 감성의 시인은 머리에 뿔이 있으면 치받고 싶지만 무서워서 피하고 만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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