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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과 의문의 사건… 마을은 공포 속으로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경찰은 야생버섯 중독으로 잠정 결론
완성도 높은 비주얼로 관객 사로잡아

 

곡성

장르 : 미스터리/스릴러

감독 : 나홍진

배우 : 곽도원/황정민/쿠니무라 준

2008년 희대의 연쇄살인마를 쫓는 남자의 이야기를 숨 가쁜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로 그려내며 507만의 관객을 동원한 ‘추격자’와 한층 강도 높은 호흡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황해’(2010)를 통해 호평을 받아온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곡성’으로 돌아왔다.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히고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리지만 사건의 원인이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딸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프기 시작하자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마을로 불러들인다.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곡성’은 서서히 숨통을 조이며 스릴을 강화시키는 방식을 통해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긴장감을 완성해낸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이들과 정체조차 분명치 않은 인물 간의 관계가 계속된 궁금증과 호기심을 쌓아가는 사이, 어느덧 절정에 이르러 견고히 구축된 긴장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황해’ 촬영 당시 나홍진 감독이 가장 인상적인 배우로 꼽았던 곽도원은 의문의 사건들을 맞닥뜨리는 경찰 ‘종구’역을 맡아 열연한다. 외지인에 대한 거듭되는 소문 속 연쇄 사건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이 자신의 딸에게도 나타나자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는 ‘종구’를 연기한 곽도원은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인 한 남자가 경험하는 복잡하고 처절한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한편 몸을 아끼지 않은 혼신의 열연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무속인 ‘일광’ 역을 맡은 황정민의 연기변신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영화 ‘곡성’은 완성도 높은 비주얼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으로 미스터리와 혼돈이 깊어지는 극중 상황에 맞는 영화적 톤과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던 나홍진 감독은 실제 흐리거나 비오는 날을 기다려 하늘까지도 완벽한 조건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흐린 날씨를 기다려 날이 어두워지면 살수차를 동원해 비를 뿌려 촬영하거나, 중요한 장면의 경우 실제 비가 내리는 날을 골라 촬영하는 방식을 통해 산안개까지 자욱하게 깔린 어둑한 분위기의 생생하고 완벽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산길 국도에서 촬영된 ‘종구’ 일행의 추격씬은 실제 비가 내리는 날에 맞춰 촬영해야 했기에 계절상 가을에 시작해 겨울에 촬영을 마쳤을 정도로 완벽을 기했다.

미술과 소품에 있어서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출을 최우선으로 두고, 컴퓨터그래픽(CG)과 후반작업에 기대기보다 현장에서 실제 대부분의 소품들을 직접 준비해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골 모양으로 시든다는 ‘금어초’를 위해 직접 촬영 몇 달 전부터 실제 재배한 금어초를 자연스럽게 말려 그 중 가장 해골 모양에 가까운 것으로 선별해 사용했고, ‘일광’의 굿 장면은 실제 다양한 굿에 쓰이는 형식과 장치, 소품 등을 빌어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구현해 냈다. 신작 ‘곡성’은 오는 11일 관객과 만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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