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 (월)

  • 구름많음동두천 26.8℃
  • 구름많음강릉 30.6℃
  • 구름많음서울 27.3℃
  • 구름많음대전 26.6℃
  • 맑음대구 26.7℃
  • 맑음울산 26.5℃
  • 흐림광주 26.7℃
  • 구름조금부산 27.1℃
  • 맑음고창 27.0℃
  • 맑음제주 27.0℃
  • 구름많음강화 26.2℃
  • 구름조금보은 25.3℃
  • 맑음금산 24.8℃
  • 맑음강진군 24.9℃
  • 맑음경주시 28.0℃
  • 맑음거제 27.0℃
기상청 제공

따복마을 해봤더니… “일자리 생기고 상권도 활성… 잘 살게 되더군요”

 

 

 

따복공동체란
주민 자발적 참여… 지역기반 협동경제
그 과정에 생성되는 ‘소통·관심·성장’

따복공동체 성공 사례는…
시흥서 방과후 작은 도서관으로 시작
엄마들, 카페서 서로 소통·정보 공유
보육비 줄고 자녀들 수도 늘어나

수원 화서동 마을공동체 형성으로
주민들 상가 얻어 ‘돈가스 매장’ 마련
청년 일자리 창출·상가 활성 효과도


권운혁 경기도 따복지원센터 센터장

‘한강의 기적’,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대변하는 말이다. 수치 상으로만 보더라도 1970년 3천만명이던 인구 수는 2015년 5천만명으로, 국내총생산은 600억 달러에서 1조4천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 기간 1인당 국민소득도 전년(2만8천71 달러) 보다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1천100 달러에서 2만3천340 달러로 확대됐다. 전후 불과 50여년의 기간 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급성장 가도를 달리는 사이 중요한 한 가지가 잊혀져 갔다. 바로 ‘공동체’라는 단어다. 과거 우리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했다. 소속 구성원간 나눔, 정, 인연, 협동, 협의 등이 중요시 됐다. 마을마다 어르신은 어르신대로, 또 청년이나 아이들은 그 나름대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안에서 이웃간 끈끈한 정을 나누는게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누구보다 빠르게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로의 회기는 아니나 이같은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각지에서 서서히 일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중인 ‘따복(따뜻하고 복된) 공동체’가 대표적인 움직임중 하나다.





권운혁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장은 따복 공동체를 “자발적 주민 참여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소통과 관심, 그리고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사람 간 이웃 간 어울림이 살아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 서로 돕는 경제, 즐거운 일터, 생각의 경계를 허물고 친구가 있는 교육 공간 즉, 우리가 오늘 고민하며 꿈꾸는 내일의 삶이 따복 공동체라는 것이다.

따복 공동체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협동경제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주거·복지·육아·환경 등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삶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주민 스스로 세세한 부분까지 그려나가며 해결할 수 있도록 정보와 장을 열어주는 데다 그 속에서 배제된 소외계층까지 보듬어 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책들과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사회적 배제로 생긴 소외계층까지 마을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는 의미다.

기존의 마을만들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의 공동체 지원사업은 구성원간 네트워크 형성이나 소통, 주민 자발적 참여 등 보단 예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추구하는 목표 역시 단순히 유형의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대화와 협력하고,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한 관심을 높여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이 따복 공동체가 추구하는 핵심이다.

권 센터장은 “개별 사업으로 공동체가 지원되고 있었으나 행복하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일례로 노인정에서 노인들끼리 고스톱을 하는게 행복한게 아니다. 다른게 없어서, 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없어서 하는 것 뿐”이라며 “기존에는 마을마다 어르신은 어르신으로 또 중장년은 중장년으로서의 역할이 있었고, 그러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같이 살아가는 그림이었다. 따복이 추구하는 게 바로 그런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마을을 하나 만들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 간 관계가 지속되고, 마을 문제가 해결되면서 좀더 나은 삶을 살게되고, 마음적으로 편안해 지면서 마을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는 형태가 따복 공동체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키워드는 ‘소통’과 ‘관심’이다.

주민 주체들이 소속 구성원간, 세대간, 네트워크간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형성해 내 주위와 지역사회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소통과 관심이 밑바탕이 돼야 해서다.

권 센터장은 “따복 공동체는 주민주체를 발굴해 주민들이 자기 마을의 문제, 사는 공간의 문제, 좀더 나아가 지역사회 문제를 고민할 수 있게끔 그들의 생각, 그들이 원하는 학습기회 부분들을 전달해주고, 보고 싶은 것들을 보면서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고리 즉, 공간을 지원하는 것은 측면지원일 뿐”이라며 “모든 것을 만들고 형성해 나가는 주인은 주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어떤 성과가 있냐하면 주민들이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 배고파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체의 모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배제를 해결하는 공익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일컫는 사회적경제다.

유럽에서 사회적연대경제라는 개념으로 먼저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는 5~6년전부터 도입됐다.

유럽은 시민사회가 성숙되면서 자생적으로 생성된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가 먼저 만들어지면서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기 시작했다는 게 차이다.

주민들이 내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속에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이나 비즈니스 모델인 사회적기업 형태를 띠게 된다.

경기도는 ‘이것이 따복 공동체다’라고 표준모델을 설정하지는 않았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소속 구성원과 발생하는 현안 등이 다양하고, 그만큼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공동주택형, 도농복합형, 농촌형 등으로 따복 공동체 모델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공동주택형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등 기존 조직의 기득권을 빼앗아 오는 게 아니라 공동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는 가가 핵심이다.

권 센터장은 경기도가 추진중인 따복아파트를 일례로 들었다.

따복아파트는 설계 단계부터 입주 예정 주민에 학습기회를 주고, 그 가운데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주민에게 입주전까지 사례탐구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드는 공유공간, 운영하는 학습 방식 등의 마을계획을 수립토록해 자연스레 주민스스로 스타트업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주민스스로 자주적관리기업이 돼 공동주택의 정책과 관리, 일자리 창출 등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는 셈이다.

권 센터장은 “입주자대표가 공유공간을 만들고, 관리해 나가면 전기절약 등 관리비도 낮출수 있게 된다”라며 “이는 주민 공동의 이익으로 외부에서 아무리 말해도 안되지만 주민 스스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공동체는 저출산과 청년실업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시흥의 한 마을은 아이들이 방과후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였다. 아이들이 모이다 보니 엄마들의 공간인 작은 카페가 만들어졌고, 엄마들은 이 곳에서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했다.

공유되는 정보는 주로 아이들을 중심에서 점차 우리가족, 마을단위로 확대됐다.

또 내 이웃에 누가 살고, 내 아이 친구의 부모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등에 대해 알게돼 이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없어졌다.

이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다보니 아이들도, 엄마들도 걱정없이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보다 늘었다.

입소문을 타고 주변 마을로 이같은 사례가 퍼지면서 이 마을이 괜찮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같은 시간이 5~6년 지나면서 이 마을의 아이들 수 가 늘고, 가구당 보육비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우연히 다자녀가구가 많이 이사를 한 것인지 등 정확한 원인은 분석되지 않았으나 보육과 저출산 문제가 이 마을에서 만큼은 해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권 센터장은 “주거와 보육문제 등으로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고, 이로 인해 출산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공동체를 통해 구성원간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니 생각지도 못한 이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 화서동의 한 마을에선 공동체가 형성되먼서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아이들 공부방에 보다 다양한 책을 구비해주자는 엄마들의 생각이 발단이 됐다.

이를 위해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은 뒤 상가번영회와 협의를 통해 상가 내에 문이 닫힌 공간을 저렴한 비용에 돈가스 매장으로 마련했고, 매장 운영은 마을 청년들에게 맡겼다.

수익금은 아이들 공부방에 새로운 책을 구매하는 데 사용키로 했다.

매장 운영은 마을 청년의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상가 전체를 활성화하는 원동력이 됐고, 매장 수익금에 상가번영회의 후원금이 더해지면서 어린이들 뿐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찾아 공부방 역시 더 활기를 띠게됐다.

권 센터장은 “당초 아이들 공부방에 책 몇권 더 넣으려고 한게 동네 일자리를 만들고, 상권을 살린 원동력이 됐다”며 “마을이 살고, 일자리가 살고, 동네가 사는 이 같은 마을들이 따복이 추구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소통하면서 살아가고, 자살하고 싶은 욕심이 안생기고, 외로워서 묻지마 범죄를 안하고, 옆집 사람이 범죄자인지 불안에 떨지 않아도 살만한 사회가 되는 것 이 것이 바로 따복 공동체가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경기도형 모델”이라고 덧붙였다./글=안경환기자 jing@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