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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월세로 뭉쳤다 브라보! 청춘 라이프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

올해 6월 서울시의 연립·다가구 월세 평균은 46만원이다. 강남 논현동, 신사동 등 집값이 높은 지역은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경기도내 역시 최근 수원 광교의 평균 월세가 3.3㎡당 15만6천300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15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높아져가는 월세는 꿈을 품고 상경한 청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급 6천30원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경제침체로 이 정도의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년들도 상당수다. 지역이 발전할수록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청년들은 절반에 가까운 임금을 월세로 쏟아붇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불안정한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위해 ‘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은 청년들의 주거공간인 ‘두더지하우스’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대학생들 주거문제 제기
청년들 뜻모아 2012년 공식 첫 모임
청년주거공동체 ‘두더지하우스’ 열어

반찬모임·영화제 등으로 주민 소통
집값 상승에 ‘두더지둥지기금’ 조성


부천시 소사구에 있는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은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의미있는 지역활동을 위한 청년공동체다.

‘모두들’은 ‘모여라 두더지들’의 줄임말이다. 어두운 굴속에서 겪는 고난을 혼자서 극복하려는 두더지의 모습을 지금의 청년들로 비유했다.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 현병택 이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굴속에 틀어박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더지와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들은 그 모습이 닮았다. 하지만 어둡고 칙칙한 굴속을 벗어나 바깥으로 나오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공동체를 형성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 ‘모두들’이 담고 있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에 창립된 모두들이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싼 월세 등으로 청년들의 주거환경에 문제를 제기했던 성공회대 학생들은 ‘꿈꾸는 슬리퍼’라는 노숙모임을 만들고, ‘돈이 없어 학교에서 살아요’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실제 이들은 학교내 텐트를 설치한 뒤 생활했고, 문화공연을 하며 열악한 처지에 놓인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대변했다.

이를 기점으로 뜻있는 청년들이 모인 결과, 2012년 모두들의 공식적인 첫 모임이 시작될 수 있었다.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다중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주택인 ‘두더지하우스’다.

두더지하우스는 모두들이 운영하는 월세 임대 주택으로 2013년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2014년 4호점까지 그 수가 늘었고, 현재 총 17명의 20~30대 청년들이 함께 삶을 공유하며 좀 더 나은 주거생활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두더지하우스는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소비자조합원’, 같이 살지는 않지만 모두들의 활동에 참여하는 ‘후원자 조합원’, 주택 마련을 위해 지원에 나서는 ‘공급자조합원’으로 구성된다.

현 이사장은 “두더지하우스는 조합원 서로가 이름이 아닌 별명을 부르는 등 나이 혹은 지위와 관계없이 평등하게 활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활동을 해오고 있다”며 “공동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집모임·반모임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모임을 진행,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모두들은 반찬모임, 두더지영화제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의 주거권에 대한 주제를 담은 책자를 발간, 집을 나온 ‘가출청소년들’이 집을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형성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청년공동체주택포럼 등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들과 주거현안 및 사회주택에 대한 논의를 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모두들은 두더지하우스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활동지역은 최근 지하철역 신설과 함께 대학도 건립되는 등 집값상승이 예고된 상태다.

이에 따라 모두들은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두더지 둥지기금’이라는 펀드를 조성,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도전에 다시 발을 내딛고 있다.

현 이사장은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은 ‘집’의 의미를 사고파는 것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 그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청년들이 안정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을 때 지역사회는 더 큰 발전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주거공동체 넘어 현실 바꾸는 전초기지될 것”

 

기금 등으로 시민위한 땅 구입

토지조합 구성이 단기 목표


현병택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 이사장

“사랑하고, 가치가 맞는 이들이 모여 서로 간의 정신적인 성장을 도모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죠.”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 현병택 이사장은 모두들의 활동이 절망에 빠진 청년들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현 이사장은 “청년들은 ‘온실 속의 화초’로써 꿈과 이상을 키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회적 구조로 인해 온실은 커녕 거리에 내몰린 것이 바로 2016년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주소”라며 “화초들을 위한 온실을 조성하는데 모두들이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북제천 출신인 현 이사장은 학업을 위해 부천까지 올라왔지만 넉넉지 않은 경제여건으로 고시원에 방을 마련했다.

하지만 숨이 막힐 정도로 좁은 공간에 전화통화 조차 맘대로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은 몸과 마음을 어렵게 했다.

현 이사장은 “감옥 같은 공간에서 살다보니 삶이 피폐해졌고, 삶의 재미와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며 “고시원이 너무 싫었지만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기엔 경제여건이 넉넉지 않았고, 친구집을 번갈아 다니며 신세를 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다가 입소문을 통해 모두들을 알게 됐고, 두더지하우스에 입주했다.

처음부터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게 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됐고, 조합원들의 권유로 주거협동조합 모두들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현 이사장은 “모두들은 새로운 꿈을 발견하게 해준 소중한 공동체”라며 “두더지하우스는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넘어 삶을 공유하고, 청년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바꾸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모두들의 마음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역시 일부 비난의 시선들.

현 이사장은 “조합의 취지를 잘 모르는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이 우리의 활동에 대해 한계를 짓고, ‘쓸떼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며 “이같은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지만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두더지 둥지기금’을 통해 두더지하우스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공공과 민간의 개념을 넘어선 시민을 위한 땅을 구입하는 ‘시민자산화’를 토대로 토지협동조합을 구성하는게 단기 목표”라며 “모두들 활동을 통해 주거문제를 넘어 지역발전에도 기여해 살기좋은 부천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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