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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축산농, ‘불폭염’ 폐사사태 비상

6월말부터 30도 넘는 가마솥더위
가축 19만여마리 폐사피해 직격탄
거의 양계농… 작년비 40% 폭증
농민들 “폭염 지속 예보가 무섭다”
“영양제 등 지원도 말뿐” 분통

“사람은 더우면 피서라도 가지, 계사마다 수십대의 선풍기를 설치하고 대형분무기로 물을 뿌려대도 하루에 200마리씩 죽어나가는데 걱정입니다.”

최근 이틀간 4만6천마리의 닭 중 400마리를 잃었다는 화성시 A양계장 농장주 김모(62)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일 30도를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폐사한 닭이 속출하고, 농작물이 타들어 가는 등 피해가 커지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씨는 “닭은 열이 오르면 호흡이 막혀 죽는다. 호흡을 하게끔 계속 움직여야하는데 더위에 지쳐 있어 사람이 유도해야 한다”며 “그마저도 이런 무더위에는 속수무책”이라고 푸념했다.

30년을 운영해온 안성시 B양계장은 역대 최소량인 3만3천마리의 닭만 들였지만 지난 6일 하루에만 700마리를 잃었다.

농장주 김모(70)씨는 “더워서 폐사할 걸 알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 계속 들이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한동안 더위가 계속될 것이란 얘기가 더 무섭다”라며 “영양제를 지원한다거나 비타민을 협조한다는 건 전부 거짓말이다. 모든 피해는 농가가 받고, 농가의 편은 하나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폭염이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지난 4일까지 한달여 동안 닭 64농가 19만663마리 등 도내 76농가에서 19만1천746마리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가까이 늘어나는 등 비상이 걸렸지만, 역대급 폭염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예보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축산농가뿐 아니라 고추와 콩, 토마토 등 여름 밭농사도 피해가 속출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지런히 물을 주지만 내리쬐는 뙤약볕에 말라만 가면서 시듦병과 탄저병 등의 비상이 걸린데다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등 외래해충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모(56·용인시)씨는 “올해 고추 농사는 너나 할 것 없이 다 망했다”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건져볼까하고 물을 주는데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토로했다.

최길영 대한양계협회 화성시지부장은 “실제온도를 낮추든 체감온도를 낮추든 해야하는데 수십억원에 달하는 양계장을 새로 지을 수도 없고, 그게 안 되니 피해가 커지는 것”이라고 밝혔고, 윤세영 전 안성지부장은 “시설이 좋아도 폭염엔 2천~3천마리가 죽는다. 대안이랄 게 없고 지원이 없어 죽을 맛”이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축산농가의 피해가 늘고 있다”며 “시·군마다 폭염 대책을 마련,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가축 면역증강제와 비타민제도 보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염으로 인해 벌 개체수가 급증, 지난 6일까지 벌집 출동·제거 건수가 도내에만 1만1천456건에 달하는 등 말벌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주의가 요구된다./유진상기자 이연우수습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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