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더민주, 2기 연정 36개 핵심추진과제 발표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6일 2기 연정협약서에 담을 13개 의제, 36개 핵심 추진과제를 내놨다. 이 과제는 오는 19일부터 ‘경기도·도의회 새누리당’과의 협상을 통해 최종안이 완성된다.
일단 ‘지방장관제 도입’이라는 큰 틀을 놓고 남경필 지사와 도의회 더민주가 수평을 맞췄지만 더민주 핵심 추진 과제에 논란거리가 다수 포함돼 진통이 예고된다.
‘청년수당’과 연계된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 대법원 제소 취하’를 비롯해 ‘학교급식(무상급식) 도비 부담률 25% 확보’,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등이 난제로 꼽힌다. 자칫 양측 협상이 어긋날 경우 ‘연정 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청년수당 도입’ 논란, 경기도에서도 불붙나
더민주는 이날 13개 의제 중 첫 번째 핵심 과제로 ‘청년수당’ 카드를 꺼냈다.
19~34세 취업 준비 청년 5천명을 선발해 구직활동에 필요한 자기개발비, 학원수강비, 시민단체활동 지원 등 1인당 약 3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유동적이지만 일단 150억원의 소요 예산이 필요하다.
‘청년 수당’ 도입은 포퓰리즘 논란으로 성남시에 이어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남시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무상교육·산후조리)는 재정 여력이 되는 성남만 할 수 있다”라면서 “서울시에서 하는 청년수당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도의회 새누리 최호 대표의원도 “청년수당 도입은 포퓰리즘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희망은 일자리지, 값싼 몇푼의 용돈이 아니다”라며 청년수당 도입을 경계했다.
특히 더민주는 ‘청년수당’과 연장선에 놓인 성남시 3대 무상복지에 대한 대법원 제소 철회 요구도 추진 과제에 포함시켰다.
도는 지난 1월 성남시가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등 3대 사업비를 올해 예산(안)에 반영한 것에 대해 예산(안) 의결 무효확인 청구 소송과 집행정지 결정 신청을 대법원에 제기하면서 더민주와 신경전을 벌였다.
다만 서로 밀고 당기는 협상 과정에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는 지난 2014년 9월 도의회가 의결한 생활임금,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급식시설 방사성물질 차단, 6.25 전쟁 민간인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 4개 조례안이 상위 법령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했지만 연정 차원에서 모두 취소한 바 있다.
■ 도 산하공공기관 통폐합 졸속추진과 겹친 ‘기관 난립’
더민주는 핵심 추진과제 실행을 위해 ‘일자리노동국 설치’, ‘경기여성재단 설립’, ‘수도권교통청 설립’, ‘경기도인권센터·경기도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 ‘공공투자관리센터 설립’ 등의 다양한 기관 설치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자리노동국 설치와 경기여성재단 설립의 경우 도 내부 실·국 조정에 따른 노동자 권리 강화와 여성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설립 명분에 이견이 적다.
그러나 경기도인권센터, 경기도민주시민교육센터,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설립 계획의 경우 최근 도의회가 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를 위해 단행한 ‘통폐합’이 ‘용두사미’라는 비난과 맞물려 ‘기관 난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또 수도권 교통본부를 폐지하고 수도권교통청을 설립하는 내용은 도와 서울, 인천 등 3개 시·도 간 협상과 청 단위 기관 신설에 따른 행정적 절차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이 전망된다.
■ 학교급식과 특별조정교부금만 약 3천300억원
재정적 측면에서는 학교급식(무상급식) 도비 부담률 25% 확보’와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학교급식 도비 분담률을 전국 평균인 25% 이상으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도는 이럴 경우 약 1천700억원이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도가 올해 도교육청에 전출하는 무상급식 예산은 237억원에 그쳤다.
‘더민주 의석수 비율만큼의 특별조정교부금(도지사가 시·군에 주는 시책추진비) 확보’도 쟁점으로 꼽힌다.
올해 특별조정교부금은 3천억원가량으로 더민주 의석수(58%) 비율을 감안하면 더민주가 주장하는 특별조정교부금 몫은 약 1천700억원으로 추산된다.
더민주가 학교급식과 특별조정교부금으로만 약 3천400억을 요구하는 것이다.
새누리 최호 대표의원은 더민주의 특별조정교부금 요구와 관련, “연정을 통해 더민주의 가치를 전달해야지, 예산 전체를 통으로 흔드는 것은 연정 범위에 벗어난 것”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다만 도 내부에서 ‘특별조정교부금의 절반가량이 이미 도의원들의 지역 현안 사업과 시·군 사업에 사용돼 수용할 여지도 있지 않겠냐’는 긍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홍성민기자 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