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폐기물 처리비 절감위해
무상양여 협의 뒤늦게 드러나 파장
폐침목 3천개 배수로·사면보강에
재활용 계획 ‘환경파괴 우려’ 파문
농어촌公 경기본부서도 “부적절”
공사 화안사업단 “결정 안했다”
<속보> 공기업 코레일이 수원역 일대에 100여t 넘는 폐기물을 이렇다할 조치 없이 장기간 방치하는 등 폐기물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본보 8월 16일자 1면 보도) 코레일이 해당 폐기물 처리와 관련, 정부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환경을 보호해도 모자랄 판국에 한국농어촌공사는 이 폐기물을 배수로나 사면 보강 등에 재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6일 코레일과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이하 화안사업단)에 따르면 코레일은 올 초부터 수원역 일대 적치해 놓은 폐PC침목 3천개(폐기물 150t)를 한국농어촌공사와 무상 양여를 조건으로 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코레일의 이같은 방침은 폐기물 처리업체가 아닌 화안사업단에 양여하면서 처리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로, 빠른 시일내에 협의를 마무리해 폐기물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레일과 화안사업단의 이같은 협의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데다 폐PC침목은 사실상 폐기물로 사용 자체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재사용 하지 않는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화안사업단은 수천여개의 폐PC침목을 코레일로부터 양여받아 사업지 내 절토사면에 계단식 옹벽이나 배수로 설치 등 곳곳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돼 폐기물 재사용 논란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업기반시설유지관리를 비롯한 농어촌용수 수질조사, 농업용수관리자동화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또 다른 환경파괴를 야기시키는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등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시민 이모(63·수원)씨는 “장시간 쌓아 놨던 폐기물을 고스란히 공공기관에서 가져다가 재사용하겠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며 “그동안 폐기물로 농어촌용수를 관리 해 왔다는 얘긴데 기가찰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관내에서 폐침목 양여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인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안사업단과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확인은 해 봐야겠지만 폐기물을 받아 재사용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폐PC침목과 관련해서 한국농어촌공사와 무상 양여를 조건으로 검토 중인 사항으로, 협의가 끝나면 바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고, 화안사업단 관계자는 “올해 초쯤 폐PC침목을 무상으로 준다고 해 재활용측면에서 배수로나 사면에 블럭 대신 사용할 계획으로 협의 중인 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