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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농심을 가슴에 품고 농촌현장체험 다녀와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본래의 의미는 질문에 맞지 않게 엉뚱한 답을 한다는 것. 하지만 근래에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줄임말로 회자되고 있다. 요즘 농업계에서는 지난 1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새로이 선출되면서 농협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전한다. 취임 첫날에 농협이념교육원을 설립하고 잘사는 농업인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농협직원들에게 농심(農心)을 심어주기 위한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나도 최근 바쁜 시간을 쪼개어 농협이념 교육과정의 하나인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농촌현장체험을 다녀왔다. 찾은 곳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소재한 ‘동막마을’이었다. 강화도 입구를 지키고 있는 문수산성(文殊山城 )부근의 전형적인 촌락이었다.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되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했다. 농촌현장체험은 농업인들과 고된 농작업을 함께 수행하면서 그들과 하나가 되기 위한 지혜를 찾는 기회의 시간으로 채색됐다.

이념교육 과정은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김 회장의 의지가 이론과 현장 교육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그의 취임 일성은 절박한 농심(農心)이었다. 농심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밤샘토론을 실시한 것도 토론으로 정답을 얻기보다는 농업인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진솔하고 절실한 농협의 몸짓이었다. 또한 농협이 본연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때때로 사회적 비난을 받기에 그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자는 취지로 읽혔다. 이번 농촌현장체험도 농업인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고, 생생한 농업인의 목소리를 청취해 보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듯 했다.

현장에서 만난 농업인은 “농산물을 재배해도 영농비 증가와 판로 문제 때문에 무작정 생산을 확대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했다. 팜스테이 체험마을 운영 또한 고령화에 따른 운영의 어려움, 홍보 부족 등의 난관에 부딪혀 있었다. 마을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큰 걱정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디서든 농업인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농협 임직원은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한다며 많은 시간(time)은 쏟아 왔지만, 정작 그 시간만큼 관심(attention)을 쏟아왔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농협의 농촌 희망 가꾸기 차원의 임직원 농촌봉사활동은 관심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기업이 어려워지는 것은 경쟁도 경쟁이거니와 아마도 기업의 정체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인지 싶다. 자본주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부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신뢰의 위기와 경영의 어려움, 정체성 문제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위기는 여러 방면에서 올 수 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매뉴얼로 만들거나 정형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가장 기본에 충실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정체성 확립이라 생각된다.

한국 농협은 세계 3대 협동조합으로 자라매김하고 있다. 지속적인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농협 임직원 모두가 DNA까지 농업·농촌·농업인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농업인을 향한 배가의 관심과 고충을 해결하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이번 체험활동은 그런 점에서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한 값진 경험이자 농심의 정체성을 일깨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비우려고 떠났지만, 정작 다시 채워진 것을 이번 농촌체험을 통해 느꼈다. 또한 농업에 대한 해답은 결국 가슴속에 있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농업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불씨를 가슴에 품게 된 짧지 않은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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