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산악회원 48명 탑승
충남 대둔산으로 가을 등산 나서
경부고속도 회덕 분기점 인근서
버스, 가로등 들이받고 넘어져
산악회원 4명 사망 21명 중경상
운전자 “끼어든 車 피하다 사고”
경찰, 차량내 블랙박스 수거 분석
수원에서 충남 대둔산으로 달리던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 버스에 타고 있던 산악회원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 관련기사 18·19면
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2분쯤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분기점 인근(부산 기점 278㎞)에서 이모(55)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도로 옆에 설치된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우측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모(75)씨 등 승객 4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관광버스에는 수원의 한 산악회원 48명이 탑승, 회원들은 충남 대둔산으로 등산을 가던 길이었다.
버스 운전자인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속도로 3차로를 달리던 중 한 승용차가 끼어들어 피하려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찰은 사고 원인에 대해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가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넘어지면서 일부 승객이 의자 등에 눌려서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넘어졌으니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한 승객은 “관광이 아닌 등산이 목적인 산악회이기 때문에 음주 가무는 없었다”며 “버스가 갑자기 갈지(之)자로 왔다 갔다 하더니 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산악회는 비전문 산악회로, 사고로 숨진 전 회장 이씨가 5년 전 만들어 한 달에 2번씩 일요일마다 산행했다.
이번 대둔산 산행에도 모두 48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사정으로 이번 산행에 참여하지 못해 화를 면한 산악회원 A씨는 “연령대는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하고, 70대도 4∼5명이 포함돼 있다”며 “우리 산악회는 사고를 낸 버스(회사)를 매번 이용했으나 수년간 단 한 차례의 사고도 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운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한편, 버스내 설치된 블랙박스를 분석, 사고 직전 버스 앞에 끼어들어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는 흰색 승용차를 추적하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