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이 개최한 어린왕자 전과 관련해 대행사 측이 홍보 및 체험프로그램 진행으로 1억3천500만원을 후원키로 했다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대행사와 계약을 체결한 경기문화재단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등 전시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1일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문화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박물관이 총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5~9월까지 5개월여 동안 진행한 어린왕자 전을 집중 질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윤경(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경기도박물관은 어린왕자 전과 관련해 SWG 대행사 선정에 대한 검증과정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1억3천500만원을 홍보비로 후원하기로 해놓고 지면이나 버스, 지하철 광고 및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박물관이나 재단 측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메인 전시작인 코드홍 시문기 전시가 불발되는 등 전시 내용 부실로 이어졌고 관람인원이 적어져 특별 무료관람을 실시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실제로 어린왕자 전의 전시 주관사인 SWG사는 경기문화재단과의 전시 협약서에서 홍보 협찬 예산 확보, 지면 및 버스 광고, 체험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키로 명시했지만 제대로 지키기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홍보 부족 등으로 관람인원이 크게 부족하자 박물관 측에서는 전시 후반 무료관람 등을 진행해 관람인원을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 의원은 또 “어린왕자 전의 전시관련 총괄 책임을 맡은 실무 담당자가 대행사인 SWG의 서류 미비 등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사업진행을 이유로 부실 전시를 우려해 공개 진행을 건의하자 전시가 시작되기 직전인 4월 1일 실무 담당자를 타 부서로 발령내고 전시가 끝난 열흘 뒤인 9월 28일 전시 협약서를 변경한 것은 계약과정에서의 문제를 은폐하려는 시도”라며 “도박물관장, 재단 본부장, 재단 대표 등 관련된 모든 사람이 책임자로 도 차원에서 감사하고 부족하다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설원기 재단 대표이사는 “홍보활동 미이행에 대해서는 향후 손해 배상할 것을 서류로 요청했고 현재 자체 감사를 진행중이며 그 결과를 의회에 바로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감에서 어린왕자 전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전보삼 도박물관장이 불만이 가득한 표정과 언성으로 “4억원 선지급 조건이 이행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며 “책임이 있다면 제가 다 지겠지만 전시는 마무리가 잘 됐다”고 불성실한 태도로 책임을 회피는 등 도민을 대신해 진행된 행감에서 피감기관장으로서 태도가 부적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염종현 위원장은 “결국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잘된 전시가 아니지 않느냐. 반성은 커녕 변명만 늘어놓으면 되겠느냐”고 지적한 뒤 “도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문화다. 경기문화재단은 그런 부분을 각성하고 도민을 위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화기자 mkh@